이한신의 실크로드 기행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2-20 16:4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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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마을서 예상치못한 입국저지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하는 것인지 없다고 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침 6시 30분 베이징 시간으로 8시 30분에 카자흐스탄 알마타로 20분 늦게 출발한 국제 버스는 신강 시간 8시 10분경에 1차 여권 검사를 마친 후 버스가 출발한지 2시간이 지난 신강 시간 8시 30분에 중국 국경 검문소에 도착해 화물로 운송하는 짐들을 제외한 개인 휴대품을 들고 통관 검사를 해야만 했다.

버스가 중간에 정차 할 때마다 환전상들이 올라와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댔는데 이번에는 그런 재미있는 모습들은 사라지고 국경선에서 장사하는 몇몇들만 눈에 띄었다.

2년전에도 여행한 지역이라 모든 것들이 낯이 익었다.

그때에 비해서 중국측 여권 검사가 상당히 간단해 졌다.

이녕에서 국제 버스를 타고 국경선까지 올 때면 군인들이 버스에 올라와 다섯 번 정도는 여권을 검사했는데 이번엔 단 한번에 그쳤다.

한국의 카자흐스탄 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하면서 최대한 일주일까지는 미리 입국을 할 수 있다는 여직원과 영사까지 문제없다는 말을 한만큼 중국측 검문소의 군인에게 여유있게 여권을 제시했더니 그때부터 문제가 시작되었다.

내 여권을 건네 받은 군인은 나흘이나 앞당겨 입국하려는 나에게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제정신이 아니냐는 표정을 지으며 안 된다는 말을 하는데 그 군인의 표정이 하두 진지해 하마터면 배꼽잡고 웃을뻔 했다.

내가 카자흐스탄 국경 쪽에서는 문제가 안될 것이며 비자를 발급받을때도 일주일까지는 미리 입국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을 해도 막무가내로 안 된다고 하니 할 수 없이 국경 마을인 호르가스에서 며칠을 머물러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글씨를 써서 대화하는 중국말과는 달리 유창하게 말은 하지 못하더라도 그래도 러시아 말은 그런대로 말을 하는데 내가 러시아 말이 부족한 건지 국경선의 군인이 러시아 말을 잘 이해를 못한 건지 옆에 서있던 운전기사 아저씨가 제일 안타까워하는 눈치였다.

이 운전기사 아저씨는 2년전에도 보았던 위그루인 인지라 중국말 러시아어 위그루말 까작말을 자유자재로 구사를 하는데 한번 실력발휘를 해보라고 부탁해도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그러면서 이 운전기사 아저씨 다음 주 월요일 그러니까 7월 1일 이녕에서 보자며 지금 가지고 있는 버스티겟으로 알마타까지 갈 수 있게 해주겠다면서 버스는 사라지는데 뭐가 뭔지 진짜 헷갈리는건 비자 문제가 아니라 이녕과 알마타를 오가는 국제 버스 시간을 말해주는 사람마다 각기 틀렸기 때문이다.
여행전문가 kapebah@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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