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없는 공포 ‘엄습’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5-21 18:58:15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다크니스 영화 ‘다크니스(Darkness)’는 ‘네임리스(Nameless)’로 알려진 스페인 감독 자우메 발라구에로가 연출한 미ㆍ스페인 합작 공포영화다. ‘자극 없는 자극’, ‘잔인한 장면 없이 엄습하는 공포’ 등은 ‘디아더스’나 ‘식스센스’ 같은 비슷한 류의 다른 공포영화에서도 발견되던 것들.

‘식스센스’가 자신에게만 보이는 존재들을 통한 섬뜩함을 이용해, ‘디아더스’의 경우 죽은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사는 한 가족의 긴장으로 공포감을 전달했다면 ‘다크니스’가 끄집어 낸 두려움은 바로 존재도 없이 ‘서늘함’을 전해주는 ‘어둠‘이다.

스페인의 한적한 시골 마을. 어느날 7명의 아이들이 같은 날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살아 돌아온 유일한 아이는 “어둠 속에 있었을 뿐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그로부터 40년 후, 사춘기 소녀 레지나(안나 파킨)는 가족들과 함께 미국에서이 마을로 이민온다. 줄곧 미국에서만 생활하던 이들에게 스페인은 아버지 마르코(아이언 글렌)의 고향인 인연으로 묶여 있다.

친절한 할아버지의 환대를 받으며 새로운 보금자리인 시골 주택에서 새 삶을 기약하는 가족들.

하지만, 왠지 어두워보이는 이 집의 암울한 기운은 가족들을 불안에 빠지게 만든다.

맨 처음 이상한 행동을 시작한 것은 동생 폴(스테판 엔키스트). 폴은 집안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난다고 중얼거리며 목 없는 아이들의 그림만 반복해 그려댄다.

갑작스럽게 이성을 잃고 호흡곤란을 일으키던 마르코는 주위에서 쑥떡거리는 소리가 들린다며 땅을 파대는 등 이상한 행동을 계속하고 어머니 마리아(레나 올린)는 망가져 가는 집안을 보고도 무표정한 표정을 지을 뿐이다.

실체가 느껴지지 않는 어둠이 주는 공포나 가장 믿을 가장 믿을 만한 사람에 의한 위협은 감독이 선택한 공포의 도구. 여기에 후반부로 갈수록 긴박해지는 스토리의 호흡이나 마지막의 반전도 충격적일 정도까지는 않지만 깔끔하다.

집에 얽힌 내력을 파헤치는 레지나 역에는 「피아노」의 아역배우 출신 안나 파킨이 맡았으며 어머니 마리아역으로 출연하는 레나 올린은 잉그마르 베르히만 감독의 페르소나 스티그 올린의 딸이자 ‘길버트 그레이프’, ‘사이더 하우스’ 등으로 알려진 라세 홀스트롬 감독의 부인이다.

상영시간 102분. 15세 이상 관람가.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