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파행 이제그만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5-26 19:3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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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팀장 {ILINK:1}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시행을 전면 재검토한다는 교육부 방침이 밝혀지자 이해관계로 양분된 교육계 갈등이 고조되면서 학교현장의 혼란과 파행업무가 우려되고 있다.

전교조의 연가투쟁 철회로 NEIS 사태가 일단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는가 싶었으나 이번에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이 강력하게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특히 16개시도 교육감들이 정부안에 대한 집단거부를 선언하고, 교총 또한 교육부총리 퇴진운동을 요구하고 있다니 교육계가 하루라도 잠잠할 날이 없다.

소리를 지르거나 온몸을 구르며 떼를 쓰는 행위는 말로써 자신이 원하는 바를 표현하지 못하는 어린 아기들의 흔한 자구책이다. 이들은 점차적인 언어 숙달 과정을 거치면서 ‘떼’라는 본능 대신 ‘말’을 통한 이성으로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게 된다. 이는 어린아이들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사회질서에 순응하는 법을 터득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유아기적인 본능을 교육을 주도하는 선생님들이 선호하고 있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아무리 명분이 있어도 선생님들의 ‘투쟁’하는 모습은 결코 고운 시선으로 보아지지 않는다. 교단의 집단행동은 어디까지나 ‘학생들을 위한다’는 명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 예전에는 선생님들의 집단행동에는 분명 그런 명분이 있었다. 그랬었기에 불법단체로 소수약자였던 초기 전교조 집단행위에 여론의 지지와 성원이 뒷받침 됐던 것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선생님들은 가짜 명분아래 자신들의 집단을 위한 투쟁을 남용하기 시작했다.

이번 NEIS 사건만 해도 그렇다. 전교조에 이어 이제는 교총까지 집단투쟁 하겠다고 나선다. 누구를 위한 투쟁인지도 모를 애매모호한 ‘구호’를 외치는 선생님들의 집단행동은 더 이상 보기 싫다.

숫자로 뭉쳐 나서기만 하면 능사인가. 그것이 교육일선의 참다운 ‘본’인지 심사숙고하는 고민이 있었는지 묻고 싶다.

교육의 의미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로 풀어본다면 성숙하지 못한 사람의 심신을 발육시키기 위해 일정한 기간 동안 계획적 조직적으로 행하는 교수적 행동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현실에서 선생님들이 가장 먼저 체득시키고 있는 것은 ‘파행’이다.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우선 가장 먼저 ‘수를 불려 집단행동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화를 모르고 몸으로 떼쓰는 1차원적 방법밖에 모르는 선생님들을 바라보며 자라는 학생들이 과연 무엇을 배울 수 있다는 말인가.

진정한 사도(師道)에 대한 희망이 남아있다면 공부하는 학생을 볼모로 하는 교단 파행은 더 이상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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