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자 전언에 따르면 2시간 30분 가량 이어진 이날 만찬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과 김 총재 등은 “동서갈등과 노사간 이념갈등에 북핵문제까지 겹쳐 혼란을 겪고 있다”며 정치권이 국민통합보다 갈등을 심화시키는 것처럼 비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지역대결 및 이념갈등, 북핵문제 등 긴급한 국가적 현안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월 1회씩 3자 모임을 정례화하기로 하고 8월 중순쯤 JP 주선으로 2차 회동을 갖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날의 3자회동을 그저 전직 대통령 등 원로 정치인들이 모여 정국현안에 대해 논의한 ‘우국충정’ 차원으로 볼 수 없는 우리의 정치현실에서 문득 울분이 느껴진다.
이렇게 남루하고 비열한 전직 원로의 행태를 속수무책 지켜봐야 하는 우리의 정치판이 부끄럽기 짝이 없다.
YS, JP, 서청원.
이들이 누구인가. 대표적인 지역주의의 화신 아닌가.
국민 모두가 이들이 지역주의에 매달려 벌였던 지난 ‘행적’을 잘알고 있거늘 아무리 정치인들의 ‘아전인수’가 극에 달했다해도 어떻게 감히 ‘지역주의 극복’을 입에 올릴 수 있는지 그저 놀랍다.
자신들에게 그런 자격이 있다고 진정으로 믿고 있기 때문에 그러는지 아니면 잠시 또 뭉개다 보면 뭔가 되겠지 하는 요행수를 바라는 건지 …
최근까지 이들이 보인 행적에 비춰본다면 이들이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명제 아래 정례회동을 계획한 것이 얼마나 ‘웃기는’ 발상인지 곧 알 수 있다.
특히 회동이 끝난 후 서청원 전 대표가 “참석자 모두 나라를 걱정하는 입장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우려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그 같은 의혹을 확인시켜 주는 ‘꼼수노출’이다.
그들이 남긴 공과를 떠나 3김 정치는 이제 끝났다. 정치 주역이 되고 싶은 욕망은 이제 그만 거둬야 한다는 말이다.
앞 뒤 안맞는 ‘언론플레이’로 스스로의 위상을 깎으며 모리배로의 전락을 자초하지 말라.
원로로서 진정 나라를 위해 충고하고 싶다면 ‘나팔’보다는 당사자와의 진중한 대화 통로를 모색해 볼 일이다.
스스로 5선임을 내세워 원로대열에 나선 서 전 대표께도 한마디하겠다.
만일 이들을 이용해 자신의 정치적 발판을 구축하려 한다면 정치적 입지를 스스로 허무는 어리석음을 자행하는 일이다.
그나마 남아있는 신망이라도 유지하고 싶거든 모처럼 진행중인 활발한 정치개혁 논의에 찬물을 끼얹지 말고 더 이상 국민을 볼모로 하는 속보이는 언행은 멈추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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