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을 보내며…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12-30 19:5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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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철 우 국회의원 {ILINK:1} 참으로 길었던 1년 이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일이 일어났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일어났던 수많은 일들 그 일들로 인해 길게만 느껴지게 했던 이유는 단순하기만 합니다.
서로를 인정해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정하지 못하는 이유야 여러 가지 일 것입니다.
사람이 의심스러워서, 능력이 없을 것 같아서, 나와 살아온 내력이 달라서, 고향이 달라서, 아니면 학벌이 나만 못해서, 가난하기 때문에, 보잘 것 없는 가문 때문에, 아니면 나와 이해관계가 달라서…
이 모든 것들을 절묘하게 뒤섞여서 우리를 두 편으로 갈랐습니다.
그리고는 숨 가쁘게 싸워왔습니다.
이것을 국민들은 정치라고 보고 듣고 믿어왔습니다.

공정한 선거에 의해서 선출이 되어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탄핵, 고소, 고발, 외면, 비난, 색깔 씌우기.....
올 한해 우리를 향해 날라 왔던 화살들입니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어떻겠습니까?
이것이 인간이 만드는 어쩔 수 없는 역사라고 말하기에는 왠지 아쉬운 면이 많습니다.
분명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수 있을 텐데 우리는 왜 이정도의 모습밖에 보일 수밖에 없는지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서도 우리는 한줄기 희망을 발견합니다.
최소한 과거와 같은 폭력과 고문과 두려움에 떨게 하는 힘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그 권력 장치가 없어지고 자율적이고도 자유스러운 의사표현이 보장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지 자유가 국민 스스로에 의해 절제되는 수준 높은 자율이 아직 부족해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를 두고 과도기라고 하기도 합니다.

오늘도 국회는 이런 모습의 축소판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회를 향해 손가락질하는 국민의 모습을 보면서 국회의원인 저도 가슴이 아픈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2004년은 우리 모두가 너무도 솔직히 우리의 모습을 서로에게 보여준 한해라고 생각합니다.
살림살이가 어려울 땐 화합하고 좀 넘치면 몫을 사이에 두고 다투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나 저제나 다툼이 그칠 날이 없습니다.
사실 정치인의 다툼은 백성의 다툼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당선되자마자 선거법 고발사건으로 시달리고, 하지 않은 말을 하지 않았다고 증명해야 하는 기막힌 현실 속에서 1년을 허송하고 온 국민을 놀라게 할 만큼 뉴스의 주인공이 되어 보기도 했습니다.
제가 살아온 모든 것, 진실들은 감추어진 채, 세상은 떠들썩합니다.

민심은 천심인데 민심을 인간의 作爲(작위)로 왜곡하면 세상은 늘 혼란한 것이 역사의 진리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事必歸正(사필귀정).
눈 앞에서는 지는 것 같지만 길게 보면 늘 바르게 사는 사람이 승리한다는 뜻입니다.
자신의 기대와는 다르더라도 상대를 인정하고 더 나은 자신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면 백성들이 알아서 선택할 텐데 정말 아쉬운 한해입니다.

그런 와중에서도 성실히 의정활동을 하고 많이 배우고 성찰을 게을리 하지 않은 한해였습니다.
겸손하게, 그리고 부지런하게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살아온 한해였습니다.
이제 이런저런 과도기를 극복하고 공정한 경쟁을 하는 사회가 2005년 우리가 바라는 사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지혜를 모으고 힘을 모아도 세계 속에서 살아남기가 힘든 세계체제입니다.
남북이 화해하고 여야가 공정히 경쟁하고 국민들이 생업에서 만족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 2005년 진정 바라는 일일 것입니다.

여러 가지 시험이 있었지만 하나님과 사랑하는 이웃들의 격려로 또 한해를 마감합니다.
생각 같아서는 올해가 가기 전에 모든 걸 잘 정돈하고 새해에는 새롭게 열심히 일하고자 했는데 또 숙제를 내년으로 넘기게 되었습니다.
이 재판으로 지역 주민들을 여러모로 맘이 편치 않을 것을 생각하면 답답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머지않아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 모두가 참 어리석었다는 걸 깨닫는 2004년이 된다면 몇 시간 남지 않은 시간이 지나온 1년보다 훨씬 길고 값진 시간이 될 것입니다.

지난 1년 수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2005년 새해에는 여러분 가정에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이 함께하길 기도하겠습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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