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창부수 목불인견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3-15 20: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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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남편이 노래 부르니 아내는 테크노댄스 추는 것”

시중의 유머처럼 보이는 이 내용은 모 외국어고등학교 국어 텍스트에서 부창부수에 대한 뜻을 풀어놓은 것이다.

흔히 부창부수하면 우리는 ‘정겨움과 화기애애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최근 세간의 빈축을 사고 있는 한나라당 김정부 의원 부부의 경우 왜곡된 ‘부부애’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단순한 부부금슬로 다독거리기엔 동기 자체가 석연찮기 때문이다.

우선 김 의원 부부의 현재 상황을 적시해 보자면 김 의원은 지난 17대 총선에서 당선된 현역의원이고 그 부인 정모씨는 거액의 선거자금을 살포한 혐의로 수배돼 궐석재판이 진행 중인 당사자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들 부부는 남편에 이어 아내까지 나서서 “당선된 국회의원의 배우자가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받으면 당선을 무효화한다는 현행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조항이 연좌제를 금지한 헌법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정씨는 당시 마산갑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김 의원의 선거운동 차원에서 지난해 3∼4월 선거참모 등 2명에게 6차례에 걸쳐 2억900만원의 선거자금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으며, 김 의원은 1심에서 의원직을 상실할 수 있는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았다.

현행 선거법 265조에 따르면 국회의원의 배우자가 선거법 위반으로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경우 의원 당선 자체를 무효화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위헌소송을 제기하며 “헌법 13조3항은 `국민은 자기 아닌 친족의 행위 때문에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는다’고 연좌제 금지를 천명하고 있다”며 “배우자의 행위로 인해 의원직 상실이라는 불이익을 규정한 선거법은 위헌”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김 의원의 부인 정씨마저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이다. 이것을 도대체 어찌 해석해야 한단 말인가.

물론 누구든지 법 규정에 위헌 소지가 있으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정씨는 수배상태로 오랜 기간 검찰의 소환에 불응하고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은 사람이다. 그 자신 사법질서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으면서 ‘위헌을 논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인 것이다.

정녕 법규정에 위헌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그것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도였다면 정씨는 우선 자신의 재판부터 성실히 임하는 자세를 보여야 옳다.

그렇기 때문에 김 의원 부부의 이번 헌소 행각은 단지 ‘의원직을 유지하고자 하는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대중의 지탄을 받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검찰 발표대로 6차례에 걸쳐 무려 3억원에 가까운 선거자금을 건넨 것이 사실이라면, 이를 부인 단독 범죄로 볼 수 있겠는가.

만에 하나 부인 독자적 판단에 의해 이뤄진 일이라면, 당당하게 그 사실을 재판과정에서 밝혀야 옳지 않은가. 그 다음에 헌소를 제기해도 늦지 않다.

일그러진 부창부수, 그것은 정말 목불인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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