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사망은 무조건 ‘자살’?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2-12 18:4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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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정다빈 사인 첫 보도부터 성급히 결론 유족·소속사, 경찰의 미온적 수사태도에 분통


탤런트 정다빈의 죽음이 ‘자살’로 정리되고 있다. 경찰은 “타살 흔적이 전혀 없다”며 시종일관 자살을 확신해왔다.

정다빈은 10일 오전 욕실 수건걸이에 목욕수건으로 목을 매 숨져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특별한 외상은 없었다. 검안의는 ‘경부압박 질식사’로 추정했다.

미디어는 정다빈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마지막으로 남긴 글을 ‘유서’로 판단하고 있다. 기독교 신자인 정다빈이 하나님에게 호소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개인 홈페이지에 우울한 분위기의 글을 남기는 이는 수도 없다.

자살 이유로 들먹여지고 있는 ‘성형의혹으로 인한 안티’, ‘우울증’, ‘소속사와의 분쟁’ 등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런 일을 겪고 있는 연예인 역시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정다빈의 소속사와 유족은 경찰의 미온적 수사 태도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최근에도 드라마 출연 계약을 맺었고, 일본 진출을 꾀하는 등 “자살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또 “사건 당일 정다빈과 남자친구로 알려진 이모씨의 행적에도 이해할 수 없는 구석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럼에도 ‘타살설’은 묵살되는 분위기다. “소속사의 책임 회피용 공작일 수 있다”는 추측 기사까지 나왔다.

이처럼 연예인 사망사건은 최초 보도부터 ‘자살’로 성급하게 결론지어지는 경우가 많다. 2005년 영화배우 이은주가 숨졌을 때도 시신 발견 직후부터 자살이라는 단어가 사용됐다.

그러나 사망사건에서 모든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둬야 한다는 것은 수사의 기본이다. 이 원칙에 대해 어느 경찰관은 “연예인 사건은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지나치기 때문에 초동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할리우드 여배우 애드리언 셸리는 자신의 아파트 욕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처음에는 자살로 발표됐다.

하지만 건설노동자에게 살해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이런 일이생기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1995년 가수 김성재, 1996년 가수 김광석의 사망사건도 자살로 종결된 상태다. 그럼에도 타살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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