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피하자” 시세보다 3000만 ~ 4000만원 싸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일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나오는 급매물은 대부분 종부세 과세 기준일인 6월1일 이전에 등기를 끝내는 조건의 세금 회피용 매물로 시세보다 평균 3000만∼4000만원 정도 싸다.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공시가격 6억원이 넘은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15·17평형은 급매물이 점점 쌓이고 있다.

이 아파트 17평형은 1.11대책 직후 12억5000만원선이었지만 지난 6일에는 7000만원 낮은 11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5월말까지 잔금납부와 등기를 마치는 조건이 달린 물건이다.
개포동 남도공인 관계자는 “올해 17평형 종부세와 재산세가 7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자 집주인이 싼 값에 처분했다”며 “종부세 회피 매물은 5월말까지 등기하는 조건으로 추가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햇다.

그는 이어 “그동안 11·13평형보다는 15·17평형 시세가 강세였지만 공시가격 발표 이후에는 공시가격이 6억원 미만인 11·13평형 가격이 강보합세를 보이는 역전현상도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도 6월 이전 등기를 조건으로 시세보다 2000만∼3000만원 싼 급매물이 등록돼 있다.

잠실주공5단지 34평형은 올초 13억원을 호가하다 최근 11억5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종부세 회피 매물의 경우 이보다 2000만원 낮은 11억3000만원에 나와 있다. 36평형 역시 일반 매물보다 2000만∼3000만원 싼 13억9000만∼14억원짜리 급매물이 등장했다.

잠실동 송파공인 관계자는 “주택법이 통과되면서 급매물을 찾는 매수세가 완전히 끊겨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종부세를 피하려는 매도자들이 걱정이 많다”고 설명했다.

종부세뿐만 아니라 일시적 1가구2주택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맞추기 위한 급매물도 늘고 있다.
일시적 1가구2주택자로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새로 집을 산 날로부터 1년 이내에 기존에 살던 집을 팔아야 한다. 유예기간 1년이 지나면 2주택자로 인정돼 양도세가 50%로 중과된다.
경기 용인시 신봉동, 성복동 일대에는 중형에서 대형으로 갈아탄 수요자들이 싼 값에 매물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말부터 가격이 크게 떨어진데다 양도세 유예기간이 얼마 남지 않자 시세보다 1억∼2억원 정도 싸게 물건을 내놓는 투매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8억5000만원선이던 신봉동 자이 50평형은 이달초 2억원 정도 싼 6억4000만∼6억7000만원짜리 매물이 나와 거래됐다.

신봉동 포인트공인 관계자는 “양도세 50%를 부담하느니 싸게라도 처분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집주인들이 많다”며 “양도세 중과와 종부세 부담 매물이 줄지어 나올 가능성이 커 당분간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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