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회 설립해 저소득층 학생들 적극 지원
영어·아랍어등 5개국어 내년부터 무료 강의
노인요양시설 확충해 복지 향상 최대 힘써
[시민일보]“없는 사람들 안 그래도 추운데 더 힘든 삶을 살아가지 않도록 손이라도 잡아주고 싶다. 앞으로 그런 행정을 펼치고 싶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시민일보>와의 취임 100일 인터뷰에서 “행정에도 인정은 있어야 하고 거기에도 눈물은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성 구청장의 애틋한 ‘서민사랑’은 이미 지역에서는 파다하게 소문이 난 상태다.
일례로 용산구에서는 식사시간에 주차위반 딱지를 떼는 일이 없다.
그 이유에 대해 성 구청장은 “ 재래시장은 안 그래도 장사가 잘 안되는데 갈치 몇 마리 사면서 세워놓은 차에 주차 딱지 붙여놓으면, 누가 재래시장을 찾겠는가. 교통방해만 되지 않는다면 굳이 딱지를 떼지 않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청장의 소신으로 지난번 추석 때도 용산구에서는 노점상 단속이 이뤄지지 않았다.
성 구청장은 “그들이 도둑질 하는 것도 아니고, 돌봐야 할 가족들이 있는데 구청이 단속해서 수입 없이 추석을 보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서 단속 하지 말라고 했다”며 “그냥 장사해서 고향도 가고, 아이들에게 양말 한 개라도 더 사주게 할 생각이다. 처음부터 못하게 했다면 모르지만 어차피 이미 하고 있는 사람들을 무작정 못하게 막는 것도 못할 짓이다. 어쩌겠느냐”고 말했다.
물론 이 같은 운영 방침이 옳은 방식이 아니라는 건 성 구청장도 잘 알고 있다.
실제 그는 “옳은 것은 아니지만 행정에도 인정은 있어야 하고 거기에도 눈물은 있어야 하기에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게 성 구청장의 용산주민 사랑 방식이다.
그는 주민들의 아픔을 직접 느끼기 위해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성 구청장은 매주 목요일마다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그는 “지난 주만 해도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공식적으로 온 16팀을 포함 해 모두 23팀을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구민과 대화의 날’을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할 것이라고 했다.
성 구청장은 “민원이 처리 안 되는 이유를 구청장의 입을 통해 직접 설명해 주면 주민들도 이해를 한다”며 “구민과 대화를 하다 보니 밖에서 자주 벌어지던 농성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용산참사 사건과 같은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구청이 재개발 문제에 적극적인 개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성 구청장은 “용산 관내의 80%가 재개발, 재건축인데 구청에서 이 문제에 개입하는 게 옳다는 생각”이라며 “무엇보다 힘 없는 주민들이 힘 있는 조합이나 개발업자들에게 휘둘리지 않도록 소수의 이익까지도 구청에서 대변해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제 용산구는 이미 각계계층으로 구성된 재개발 전담팀을 만들었고, 재개발 이해관계가 있는 부분을 이 팀에서 풀어가고 있다.
성 구청장은 복지 문제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표명했다.
그는 특히 “노인복지 문제가 중요하다. 용산에는 65세 이상 어른들이 약 18%다. 4만명을 넘어섰다. 어른들은 살다보면 치매, 중풍 등 장기요양을 필요로 하는 치료를 받게 된다. 1차적으로 가족이 책임져야 돼지만 2차적으로 구청이 책임져야 하지 않겠느냐”며 “용산 효창동에 노인전문병원이 있다. 단국대에 부지 기부채납 받은 공공부지 있는데 거기에 노인요양시설 지을 것이다.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하다. 구청부지 3000평 있는데 국회의원 및 주민들과 의논해 정부예산 끌어들여 노인요양시설을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 구청장은 용산구의 청사진에 대한 자신감이 대단했다.
그는 “내가 사는 곳이 용산이라고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그런 용산을 만들겠다. 아이들이 꿈을 키우고 미래 설계할 수 있는 기회의 땅으로 만들고, 머물고 싶은 곳으로 만들겠다”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주민과 공무원이 합심해야한다. 얼마 안가서 강남. 서초를 능가하는 재정자립도 보이고, 복지가 잘 갖춰진 구가 될 것이다. 내가 하는 게 아니라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여건이 갖춰져 있다”고 밝혔다.
성 구청장은 최근 가진 ‘취임 100일 보고회’에서 자신이 6.2 지방선거에서 구청장 후보로 내세웠던 공약 가운데 상당수를 과감하게 자진 폐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후보시절 표를 얻기 위해 내세운 공약사항 중 엄청난 예산이 수반되는 공약은 과감하게 폐기했다”며 “구청장이 몇 프로의 공약을 지켰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실현가능한 공약인지 또는 주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건지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시대가 변하고 구민들 욕구가 변하는데도 공약에 매몰돼 그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안 된다”며 “공약 중 실현가능성이 희박하고, 주민들에게 별로 이익이 되지 않는데도 그걸 지키기 위해 공약을 움켜쥐고 있는 건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문제에 대해서도 강한 의욕을 보였다.
성 구청장은 “교육은 구정 우선순위 사업중 하나”라며 “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미래를 키우는 일이니 당연한 투자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그는 내년부터 10억씩 출자해 100억이 될 때까지 장학금재단 만들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30억 정도 모이면, 본격 장학사업 들어갈 것”이라며 “3년차까지는 모아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금 조성 방식에 대해 성 구청장은 “주민 등에게 쌀 모으듯 쌈짓돈 털자고 하진 않을 것”이라며 “독지가가 있어 도와준다면 모르지만 인위적으로 관을 동원해 주민에게 피해주는 일은 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그동안 다른 구에 있는 특목고와 자사고가 용산에는 없었는데 이번에 중경고등학교가 자율형공립고등학교로 지정받았다”며 “용산구가 일정부분 예산을 매년 투입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현재 용산구에는 100여개의 대사관과 미군 부대 등 외국어 배울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다”며 “이런 인프라 활용해 관내 아이들이 원어민에게 영어, 아랍어 포함해 5개국어 무료로 내년부터 배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군 부대측 자원봉사자와 각국 대사관 등 원어민 강사가 구청에서 아이들 가르칠 수 있도록 약 100여평 규모의 청사 내 강의실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성 구청장은 “수도여자고등학교 부지에 패션디자인대학을 유치하는 문제를 시교육위원들과 협의하고 있다”며 “현재 용산에는 학교가 없고, 한국 학생들 패션전문대학 필요하지 않느냐. 이태리 가야만 배울 수 있는 거 아니니 소양 있는 학생들이 배울 수 있게 용산에 대학을 유치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협조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교육에 관한한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다. 강북의 교육 1번지, 강남 못지않은 교육특구 용산도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 구청장은 또 “용산업무단지가 역세권 개발되면 150층 랜드마크가 들어서게 되고, 2200개의 빌딩이 들어선다. 어마어마하게 용산이 변화하게 되는 것”이라며 “여기에 걸맞게 교육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기초를 다져야 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성 구청장은 용산 문화인프라 구축에도 남다른 관심을 표명하면서, 이태원을 국제관광도시로 키우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태원에 대학로에 있는 공연장을 유치할 것이다. 인사동에 있는 갤러리도 유치해 젊은 사람들이 보고 듣고 즐기는 이태원을 만들어 국제관광도시로 키워내겠다”며 “이는 용산이 안고 있는 큰 프로젝트이자 숙제다. 용산발전과 서울 발전을 위해 야심차게 밀어불이겠다”고 밝혔다.
최민경 기자 wowo@siminilbo.co.kr
사진설명=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시민일보>와의 취임 100일 인터뷰에서 용산을 아이들이 꿈을 키우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의 땅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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