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볼땐 웃었는데… 끝난 뒤 눈물”

관리자 / / 기사승인 : 2011-05-02 16: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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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 혹은 전쟁비극?… ‘적과의 동침’ 신세대들에 큰반향

“앞에서 왜 그리 낄낄대고 웃었는지, 뒤에 가니 죄송해서 어쩔 줄 모르겠더군요.”


전쟁의 비극을 코믹하게 터치, 재미와 감동을 주고 있는 영화 ‘적과의 동침’(제작 RG엔터웍스·배급 쇼박스㈜미디어플렉스)이 6·25동란은 물론 반공교육과도 동떨어진 채 살아온 10, 20대 젊은 세대 사이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27일 개봉한 이 영화를 놓고 관객들은 “전쟁의 참상을 깨달았다.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되겠다”, “영화 장면들이 자꾸 생각난다. 재밌었는데…. 전쟁, 참혹한 모습이 엇갈려 떠오른다”, “적과의동침 보고 왔음. 저게 실화…. 전쟁은 인간을 황폐하게 만들죠”, “웃다가 곧 감동과 눈물의 도가니, 정말 펑펑 울면서 같은 역사를 반복하지는 말아야겠다는 교훈까지 얻고 왔습니다”라는 공감과 감동의 관람기를 내놓고 있다.


“토요일에 할머니를 모시고 부모와 함께 적과의동침을 봤다. 할머니가 영화를 보고 난 뒤 옛날 생각난다고 눈물을 흘려서 가족들이 숙연해졌다. 예전에 전쟁얘기할 때는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우리가 까맣게 잊고 지낸 할머니 세대의 비극을 깨달으면서 가족간 사랑도 확인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 5월 가정의달에 강추”라는 후기도 눈에 띈다.


그렇라고 슬퍼하거나 안타까워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극중 변신의 귀재 ‘백씨’(김상호)를 겨냥, 날선 비판도 가하고 있다.


백씨는 일제시대 창씨 개명에 앞장서고, 기모노를 입는 등 앞잡이 노릇을 하다가 광복이 오자 독립투사였던 것처럼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그 누구보다 목청껏 “대한독립 만세!”를 외쳐 살아남는다. 이어 공산정권이 수립된 북에 맞서 남한에서 반공정책이 강화되자 남로당원인 큰아버지를 당국에 고발하면서 “나는 어머니가 외도로 낳은 자식이라 친척이 아니다”는 황당한 변명을 늘어놓아 목숨을 부지한다. 남침한 북괴군이 자기 마을에 쳐들어 오자 이번에는 자신이 ‘빨갱이’라고 고발한 큰아버지를 극진히 보살핀 것처럼 위장하고, 집에 김일성 사진을 거는 등 또 한 번 변신해 일신의 안전을 꾀한다.


“김상호 같은 철새들이 우리나라를 이 꼴로 만들었다”, “‘적과의 동침 2’가 만들어지면 김상호는 어떻게 변신해 있을까?”라며 이 영화가 한국 현대사의 해결되지 않은 숙제인 ‘변절’ 문제를 비꼰 것을 호평하는 젊은이들도 있다.


박건용(35) 감독은 “적과의동침은 민족사 최대 비극인 한국전쟁을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만들었다”며 “백씨 역시 바람직한 모습은 결코 아니지만 현대사의 비극을 한 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사람으로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주혁(39), 정려원(30), 유해진(41), 변희봉(69), 김상호, 신정근(45), 양정아(40), 유하준(32) 등이 열연한 ‘적과의 동침’은 12세 관람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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