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주·최재림등 출연… 11월 막올려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44)이 20년 만에 뮤지컬배우로 무대에 오른다.
1991년 뮤지컬 ‘여자의 선택’ 이후 음악감독으로 활동한 박칼린이 미국 브로드웨이를 달군 ‘넥스트 투 노멀’로 관객을 만난다.
미국의 브라이언 요키(작가)와 톰 킷(작곡가)이 만든 작품으로 겉으로는 행복해 보이나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가족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린다. ‘필링 일렉트릭’이라는 제목의 10분짜리 워크숍 스케치를 모태로 탄생해 2008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정식 공연됐다. 이후 작품성과 흥행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2009년 브로드웨이의 부스 시어터로 진출했다.
최근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박칼린은 “2년 전 뉴욕에서 봤는데 1막 끝나고 한국 지인에게 이 작품 정말 좋다. 한국 무대에 꼭 올려야 한다고 말했었다”며 “저 작품이라면 배우로서 무대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예민한 성격의 엄마로 아들을 잃고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며 정신적인 아픔과 싸우는 ‘다이애나’를 연기한다. 박칼린은 “우울증과 정신분열증 등 현재 아픔을 겪고 있는 동시대의 인물이다. 현재의 이야기를 하면서 관객들과 공감하고 교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더 큰 것 같다”고 짚었다.
책임과 부담, 욕심이 교차한다. “음악감독을 했을 때는 내가 제작하기에 흥행이 안 돼도 나한테만 피해가 왔는데 배우는 내가 못하면 다른 분들에게 모두 피해가 가기 때문에 책임감이 있다. 또 한국에서 나는 배우로서는 잊혀진 역사여서 이번 기회에 배우로도 각인을 시키고 싶은 욕심도 있다.”
뮤지컬배우 남경주(47)가 박칼린의 남편 ‘댄’으로 출연한다. 참을성이 많은 성실한 아버지이자 남편으로 책임감이 강하다.
KBS 2TV ‘남자의 자격’의 합창단 특집 ‘하모니’ 편에 박칼린과 함께 출연한 제자 최재림(26)이 박칼린의 아들 ‘게이브’로 등장하고,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뮤지컬배우 김지현(29)과 뮤지컬 ‘삼총사’, ‘맘마미아’ 등에 출연한 이정열(42)이 다이애나와 댄으로 더블 캐스팅됐다.
박칼린, 남경주, 최재림 등 출연진은 “정말 해보고 싶은 작품이었다”며 “이런 작품에 출연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최재림은 “저 작품이 들어온다면 영혼을 팔아서라도 해야지 생각했었다. 어떻게서든지 아들 역할을 하고 싶었다”며 애착을 보였다.
이정열은 “특별하지만 평범할 수 있는 가족의 이야기다. 가슴을 턱 막히게 만드는 드라마와 충격적일 만큼 훌륭한 음악을 들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이 작품은 2009년 토니어워즈에서 최고 극본상, 음악상, 오케스트레이션상 등 3개부문을 휩쓸었고 2010년 퓰리처 상에서는 드라마부문(극본)을 수상했다.
탄탄하고 치밀한 드라마 구조와 현실적인 스토리 전개, 파워풀한 록 뮤직, 미니멀한 3층의 철제구조물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여러 장면을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극을 빠르게 전개한다는 평이다.
제작사 뮤지컬해븐의 박용호(43) 프로듀서는 “원작이 워낙 훌륭해서 재해석을 하기는 힘들 것 같다. 찢어질듯한 현실을 얘기하는데 우울하지 않다. 가족들의 해체와 단결, 그들만의 방법으로 풀어가는 가족의 희망을 얘기한다”며 “우리나라처럼 갈등이 첨예한 나라에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 각자의 감동을 주변인과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딸 ‘내털리’ 오소연, 내털리의 남자친구 ‘헨리’ 이상민, ‘파인 박사’와 ‘매든 박사’의 최수형 등이 함께한다.
오는 11월18일 개막, 2012년 2월12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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