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로이터/뉴시스】베이징은 오랜 궁전과 문화및 역사적 유적으로 세계적으로도 재미있는 도시여야 마땅하나 만성적인 공기 오염으로 가장 살기 나쁜 도시로 돼버렸다.
이 중국 수도의 2000만 시민들의 폐암 발생률은 치솟고 있다고 보건관리들은 말하고 있다.
그래서 다국적 기업들의 경우 베이징은 기피하는 근무처가 됐으며 특별수당을 줘도 많은 사람들이 빠져나오려 한다.
베이징은 종종 갈회색 스모그에 쌓여 있으며 그것이 실내에까지 들어와 눈을 따갑게 하는가 하면 한낮에도 하늘을 어둡게 만든다.
공장들이나 발전소에서 뿜어대는 연기와 고비사막에서 불어오는 황사에다 수백만 대의 차량들이 내뿜는 매연이 합성해서 그런 현상을 빚어낸다. 그래서 영어를 쓰는 주민들은 곧잘 이 도시를 '그레이징(Greyjing:灰京)'이나 '베이지징(Beige-jing)이라고 부른다.
많은 외국인들은 미국 대사관이 베이징의 공기의 질을 두고 매시간 트위터에 발표하는 공기질 측정치에 따라 일정을 맞추기도 한다.
올해 초에 로스앤젤레스에서 변호사인 남편과 함께 딸을 데리고 베이징에 온 미국인 주부 쇼본 베니크는 "오염이 심하다고 발표되는 날이면 우리는 밖에 나가서 즐기는 계획을 취소하고 집안에서 뭔가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대사관 측정치에서 베이징의 공기는 대체로 '불건강한' 수준인 170 안팎을 오르내리나 작년 12월 초에는 스모그가 심해 베이징 공항을 몇시간 폐쇄해야 했으며 대사관의 측정치는 건강에 해로운 500의 한계에 이르렀다.
지난해 국영 차이나 데일리는 베이징의 한 보건 관리의 말을 인용해 베이징의 폐암 발생률이 지난 10년 간 60%나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그 기간에 흡연율이 오른 것도 아니었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EIU가 올해 발표한 세계 대도시의 생활환경조사에서 베이징의 오염도는 최고 수준인 5에 근접하는 4.5의 수치로 나타났다.
전세계 70개 도시를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베이징보다 오염이 심한 곳은 뭄바이(인도) 뉴델리(인도) 카라치(파키스탄) 다카르(세네갈) 다카(뱅글라데시) 및 카이로(이집트)뿐이었다.
이에 베이징은 세계 2대 경제국의 수도이자 유네스코의 세계 문화유산을 다수 보유한 역사적 도시로서 대기 오염을 줄이려 최대한 노력하고 있으나 워낙 심한 오염으로 외국 기업인들에게 오라는 말을 하기가 겸연쩍을 정도다.
한 서방의 대형 금융사 중역은 "우리는 여기서 근무하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특히 어린이들을 가진 직원들의 경우 그렇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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