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이집트)=AP/뉴시스】무슬림형제단 출신의 신임 이집트 대통령 모함메드 모르시의 새 내각 출범을 앞두고 1일 관영 언론매체에 건네진 새 내각 명단에 따르면, 세계가 우려했던대로 전임 장관들이 대거 유임되거나 이슬람 세력이 장관직을 차지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모르시 신임 대통령이 지명한 헤샴 칸딜 총리가 어떤 내각을 구성할 것인가는 모르시 대통령의 무슬림 형제단의 앞으로의 의도를 반영하는 것으로 그동안 국제적 주목을 받아왔다.
이집트의 관영통신이 지금까지 발표한 새 내각의 구성원 20명 이상 중에서 무슬림형제단 출신은 단 2명이다. 이는 이슬람 세격이 정부를 장악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잠재우려는 분명한 시도로 보인다. 이들은 고등교육 분야와 주택 전담부서를 맡게 될 예정이다.
폭넓은 지지를 얻기 위해 일주일 이상 고심하며 인선에 몰두했던 칸딜 총리는 일단 임무를 마쳤지만 새 정부는 앞으로도 신임 모르시 대통령과 지난 17개월 동안 이집트 과도정부를 이끌었던 군사위원회 사이의 권력투쟁을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군사위원회의 후세인 탄타위 장군은 무바라크 전 대통령 축출 이후 이집트를 장악해왔고, 모르시의 당선이 확정되기 직전에 헌법 수정안을 내놓음으로써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군부가 예산 승인권과 입법권을 갖도록 했다. 또 최초로 국민의 총선거에 의해 구성된 국회를 해산시키기도 했다.
새 내각의 정보, 법무, 문화장관은 자리를 두고 치열한 막후 교섭이 계속되는 바람에 아직도 결정되지 못했고 국방장관직은 군부가 지명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집트 최초의 민간인 대통령인 모르시 대통령과 칸딜 총리의 새 정부는 정치적으로 양분된 이집트의 깊은 상처를 봉합하고 국정을 이끌어나가야 할 중대하고도 어려운 책무를 지고 있다.
하지만 민주화 세력의 연합단체들은 모르시가 널리 포용적인 정부를 구성한다고 말하면서도 이렇다 할 업적이 없는 총리를 지명함으로써 자유주의 정파를 소외시키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또 일부 자유주의 정당들은 애초에 무슬림 형제단 출신 대통령의 정부를 보이코트 한다는 입장이어서 파란이 예상된다.
또한 새 내각 명단에는 무바라크 축출을 위해 목숨을 걸고 봉기했던 저항단체들과 젊은 층을 대변하는 인물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에서 그들의 비판도 쏟아질 전망이다.
특히 무바라크 축출 이후 1년반 가량 계속된 혼란 상태에서 국제사회의 신뢰와 투자 유치 등을 회복하기 위해 새 정부가 어떤 식으로 경제 회복과 정치적 안정을 이뤄낼지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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