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전쟁은 '잊혀진 전쟁'

뉴시스 / / 기사승인 : 2012-08-22 17: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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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서도 언급안해… 미국인들 경제ㆍ세금에 더 민감

【카불=AP/뉴시스】일찌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의 전쟁이 '필연의 전쟁'이라고 했다. 이제 그것은 '잊혀진 전쟁'이 됐다.


이 전쟁은 이제 미국 대선 국면에서도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으며 일반 사무실은 물론 의회의 잡담하는 자리에서도 화제에 오르지 못한다.


아직도 8만 명 이상의 미국 군인들이 아프간서 싸우고 있으며 하루에 거의 한 명 꼴로 죽고 있는데도….


미국인들은 이 이질적이고 먼 나라에서 최근 들어 빈발하고 있는 자살 폭탄 공격보다는 경제와 세금에 만 관심이 있다.


그들은 TV를 켜면 탈레반을 상대로하는 숨막히는 전쟁 뉴스보다는 미국 대선의 광고방송전에 채널을 돌린다.


이달초 아이오와주의 박람회에서 시위자들은 '전쟁을 중단하라"고 외쳤으나 그 '전쟁'이란 중산층을 표적으로하는 전쟁을 지칭한 것이었다.


오는 11월6일 유권자들이 오바마와 공화당 후보 미트 롬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러 투표장을 찾을 때면 아프간 전쟁은 12년째를 넘어서 있게 된다. 많은 미국인들에게 그것은 충분히 긴 기간이었다.


여론조사에서 이 전쟁은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66%가 반대하고 고작 27%만이 이를 지지하는 것으로 AP-GfK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


최근 퀴니피악 대학의 여론조사에서는 등록된 유권자의 60%가 당장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해야한다고 말했고 미군이 거기서 싸우는 것이 정당하다는 유권자는 31%에 불과했다.


1950년대 초의 이보다 훨씬 짧았으나 훨씬 치열했던 한국전쟁 이후 미국의 아들딸들이 개입된 전쟁에 이 처럼 대중이 무관심한 적은 없었다.


미군에서 5년을 복무했고 그 가운데 16개월을 아프가니스탄에서 근무했던 매튜 파웰은 "우리는 이 전쟁에 진저리가 났다"며 어떻게 아무도 이 전쟁에 대해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는지 우습다면서 모든 '군대를 지원해 주라'는 구호들도 헛소리라고 말했다.


현재 버지니아 대학에 재학중인 그는 캠퍼스에서 이 전쟁은 전혀 이야기가 되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대선에서도 거론되지 않은 것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그곳서 만든 수렁으로부터 어떻게 해야 빠져 나올 수 있을 지 아무도 모르고 있다. 따라서 순수한 정치적 관점에서 볼 때 나라도 오바마나 롬니 같은 처지에 있으면 이를 거론하려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아프간 전쟁을 묵살한다고 그것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2001년 10월 7일 알카에다를 소탕하기 위해 전쟁을 개시한 이후 1950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아프간에서 죽었고 수천명이 부상을 당했다.


아프간 전쟁은 알카에다 세력이 아프간으로부터 거의 사라지고 그들의 카리스마적인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죽은 뒤에도 질질 끌고 있다.


이상하게도 아프간 전쟁은 오바마가 '선택의 전쟁'이라고 한 이라크 전쟁만큼도 대중이나 보도기관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이라크와 달리 아프간 전쟁에서 미국은 너무 빨리 승리한 듯 했다. 미국이 침공하자 불과 몇 주일만에 카불이 함락되었고 미국은 거의 희생자를 내지 않은 채 탈레반 정권을 붕괴시켰다.


그러자 부시 정부는 재빨리 이라크 전쟁으로 전환했고 그 바람에 아프간에서의 전투력이 약화돼 2006년 무렵에는 탈레반은 재편성돼 중대한 위협으로 되살아났다.


이에 대선후보였던 오바마는 아프간의 미군을 다시 보강하겠다고 했으나 2009년 3만3000명의 병력을 아프간에 보냈을 때는 이라크와 아프간의 수년에 걸친 전쟁의 부담이 너무 커졌고 그 바람에 아프간에서 제대로 된 정부를 수립하는 것은 난제가 됐다.


여기에다 아프간 정부의 만성적인 부패도 미국을 지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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