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세제개편안에 대한 수정안이 13일 발표됐지만 논란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김병준 국민대 교수가 “국민의 조세저항에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한 바 있는 김 교수는 14일 오전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증세에 대한 국민적 저항’에 대해 “국민이 조세저항을 가지고 있는 이유가 정치권에 대한 신뢰가 없고 세금을 냈을 때 나한테 돌아오는 것이 무엇인지, 국가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과 신뢰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권 자체가 신뢰가 바닥이기 때문에 국민의 조세저항에 가장 근본에는 정부에 대한 불신도 있지만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엄청 강하게 깔려 있다”며 “지금 정치권이 제대로 정치를 못하니까 국가가 어떻게 될 것이라는 데에 대한 확신도 없고 그런 상태에서 돈을 더 내라고 하니까 조세저항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최근 증세 논란에 정부가 수정안을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도 “정부가 조세 문제에 있어서 지금보다 더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여론이 조금 나쁘다고 해서 그대로 뒤로 물러가고 하면 논란이 가라앉느냐,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정치권이 모든 이슈를 정쟁화 하는데, 정부가 단단한 입장을 가지고 무엇을 근거로, 또 그 다음에 어떤 철학을 가지고 하는지를 두고 국민을 설득하겠다는 자세가 돼야지,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하는 모양은 별로 좋지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 안에서는 조세 문제에 관해서는 상식적으로 고민을 하는데, 이것이 정치적인 문제와 연관이 돼서 지금 왔다 갔다 하는 것”이라며 “이런 게 벌써 조세 문제에 대해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인데, 국가를 운영하는 분들이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복지정책을 유지하려면 증세를 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세금을 더 걷어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단순히 내가 세금 내기 싫다, 세금이라는 것이 이렇게 재정적인 형편을 맞추는 것도 있지만 개인이 놔두면 하지 않는 수요를 정부가 이렇게 집합적으로 해주는 부분도 있다”며 “그런 부분에서 우리가 지금 조세 문제에 대해서는 조금 더 세금을 내도 좋다는 생각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