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올해 주요 시정운영계획 발표

박기성 / pk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4-01-22 15: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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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 곳곳에 열린 도서관...책 읽는 녹색쉼터 만든다
▲ 2013년 선농대제 '어가행렬'
'선농단' 복원해 역사문화 탐방로 조성
대학가 금연거기 지정 주민피해 해소
수해예방 빗물펌프장 신축ㆍ증설 추진

[시민일보]많은 사람이 새해가 되면 운동·금연으로 대표되는 새해 목표를 세운다. 이는 서울 동대문구도 마찬가지다. 동대문구도 올해 주민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고 더 살기좋은 지역을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계획을 세웠다. 지역내의 대표적인 문화유적이지만 그동안 관리되지 않아 방치되고 훼손된 선농단의 정비, 침수 피해를 두 번 다시 겪지 않게 하기 위한 빗물펌프장 증설 및 악취차단기의 설치, 주민들이 더 가깝게 책을 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도서관의 확대 등의 다양한 계획을 추진할 방침이다.
<시민일보>는 2014년을 맞아 동대문구에서 달라지는 것들, 새롭게 시작되는 주요 사업을 살펴보았다.

▲ 선농단 역사유적 정비 사업

선농단(先農壇)은 동대문구 제기2동에 위치한 제단이다. 조선시대에 신농(神農)씨와 후직(后稷)씨의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태조 이래로 임금이 직접 춘분과 추분에 풍년을 기원하는 선농제(先農祭)를 지냈다. 가뭄이 심할 때는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선농제를 지낸 후에는 선농단 동남쪽에 마련된 적전(籍田)에서 왕이 직접 밭을 갈아 백성들에게 농사일의 소중함을 알리고 농사를 권하는 친경(親耕)을 하던 곳이기도 하다. 이 친경은 1910년까지 계속됐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선농단은 근처에 공장이 들어오고 경성여자사범대학교가 건설되며 제단이 이전되기도 했다. 또한 1976년 선농단의 30%에 해당하는 면적에 유적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어린이놀이터가 있어 유적의 가치가 더욱 훼손되었다.
구는 선농단을 복원해 지역의 대표 문화재로 삼고 지역내 다른 문화유산과 연계해 역사문화탐방코스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08년 사업타당성 검토를 시작으로 문화재위원회 및 관련 전문가들의 심의·자문을 거쳐 2013년 10월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이 공사를 통해 기존에 있던 놀이터를 철거하고 그 지하에 역사문화 교육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시관을 조성, 전문가의 고증을 거쳐 제단의 원형을 복구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공사가 완료되면 매년 곡우(매년 4월20일 전후)에 지내고 있는 선농제도 지금보다 더 큰 지역의 축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 대학가 금연거리 과태료 부과
동대문구 안에는 대학교가 많이 있다. 이들은 지역의 가치를 올리는 한편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수도 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흡연이다. 대학교 인근은 여러 상점이 밀집해 있어 대학생뿐 아니라 일반 주민도 자주 이용하는 곳으로 일평균 유동인구가 3만명을 넘는다. 하지만 보도 폭이 2~3m 정도로 좁아 흡연자들과 함께 길을 이용하는 많은 비흡연자들이 간접흡연의 피해를 입어왔다. 구청에는 관련 민원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7월 대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휘경로 및 경희대로를 금연거리로 지정하는 것을 추진했다. 인근 주민 및 해당 길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금연거리 지정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금연거리 지정 찬성의견이 50%가 넘어 구는 해당 구역을 금연거리로 지정했다. 지난해 말까지 구는 거리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금연거리 홍보활동을 실시하는 한편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계도활동을 실시해왔다.
지난 1일 계도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이제 해당 구역에서 흡연하다 적발될 경우 1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구 관계자들은 해당 길을 이용하는 흡연자들은 불편함을 겪을 수 있겠지만 더 많은 주민의 건강을 위해 금연구역을 반드시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 빗물 피해 방지를 위한 시설 개선
동대문구는 지역내에 빗물펌프장이 30여개에 이를 정도로 비로 인한 피해 가능성이 높다. 지역내에 중랑천이 흐르고 있는 데다가 지대가 낮아 침수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가 조금만 많이 와도 하수도가 역류하는 일이 쉽게 발생했다. 구는 서울시 및 관계부처와 협력해 빗물펌프장을 지속적으로 신축·증설해 이런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실시해왔다. 기존 동대문구의 수해 대책은 10년 빈도의 폭우에 대비할 수 있는 정도로 수립되어 왔지만 구는 현재 이를 30년 빈도의 폭우에 대비 가능한 수준으로 기준을 올렸다. 그리고 저지대가 많은 특성상 침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2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빗물펌프장 1개를 신설하고 3개 펌프장은 기존 대비 2~5배가량 처리용량을 증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12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또한 폭우가 내려도 버스환승센터나 역세권 등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지역에 침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빗물유입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빗물이 모두 하수도로 흘러가 댐 방류, 집중호우 등으로 한강의 수위가 높은 경우 빗물이 역류해 하수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큰 수해를 일으키기도 했다. 구는 서울시에 관련 예산을 요청해 일부 빗물은 하수도를 통해 흘려보내고 일부는 땅 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침투형 빗물유입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 시설 예산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구는 확정되는 대로 과거 침수가 많이 발생했던 장소를 위주로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이외에도 지역내에 2만개가 넘는 빗물받이가 일반 생활하수들이 배출되는 하수관과 통합되어 있어 하수도에서 악취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수도 인근 주민들은 악취를 막기 위해 장판 등으로 빗물이 들어가는 구멍을 막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침수 피해를 늘릴 수 있다. 이 때문에 구는 자체예산으로 악취가 올라오는 것은 막고 빗물 배수는 원활히 하기 위한 악취차단기를 연간 200개가량 설치해왔다. 올해는 서울시에서 관련 예산을 확보해 오는 4월부터 1500개가량의 악취차단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 지역내 도서관 확충
그동안 동대문구는 학력평가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한 적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실시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지역내 경희여자고등학교가 서울시내 일반계 고등학교 중 1위를 기록하고, 2011년 동대문구 교육비전센터를 개관하는 등 구는 지역내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여러가지 정책을 시행해왔다.
그 일환으로 올해 구는 4개의 도서관이 새로 문을 열고 5개의 열린문고가 북카페 및 작은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오는 3월 동대문구 망우로18가길 38에 휘경 어린이도서관이 문을 열 예정이다. 기존에 일반주택이던 곳을 리모델링해 도서관으로 만든 곳으로 지하 1층, 지상 2층의 건물에 7000여권의 장서가 비치될 예정이다. 75석 규모의 열람석을 갖춘 이 도서관은 매주 월·일요일을 제외한 법정공휴일을 휴관일로 하게 된다.
한편 지역 주민들이 거주지 인근에서 쉽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작은 도서관 3곳을 새롭게 연다. 이 도서관은 배봉산 근린공원, 장안동 뚝방길 등 주민들이 즐겨찾는 곳 인근에 컨테이너를 개조해 만들어진다. 컨테이너이기 때문에 유사시 이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비록 컨테이너로 만들어지는 도서관이지만 10석의 열람석과 2000권의 장서를 갖춘 데다 다른 구립 도서관들과의 상호대차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문화욕구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답십리2동, 회기동, 휘경1·2동, 이문1동 자치회관에서 운영되던 열린문고를 리모델링해 작은도서관으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작업은 오는 4월 끝날 계획이며 각 도서관에는 최대 8000권의 장서가 비치된다.
이러한 도서관 확대 사업은 동대문구 주민들에게 독서 확산과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지역내 교육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동대문구는 이외에도 ▲배봉산 자락길 조성 ▲국가유공자 헌충비 건립 ▲창업지원센터 운영 ▲CCTV 야간보행자 집중 모니터링 시스템 등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살기좋은 동대문구를 만들어가기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박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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