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딘 구조ㆍ우왕좌왕 정부, 가슴이 먹먹하다

이대우 기자 / nice@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4-04-20 16:09:27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20일 현재 구조 174명-사망 56명-실종 246명 선박 첫 진입성공 불구 사망자 늘고 생존자 없어
정부 시선 집계 오락가락, 실종자 가족들 분통
'뇌사' 세월호 구조지원 대조영함 해군 끝내 숨져


[시민일보=이대우, 박기성, 고수현 기자]'세월(SEWOL)'호 침몰사건이 5일째를 맞이한 20일 선체내로 진입할 수 있는 루트 5곳이 개척돼 선내 수색이 보다 용이해지고 기상상황도 호조를 보이는 등 구조작업이 활기를 띄면서 생존자 소식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전날 선박내 첫 진입 성공으로 생존자 구조의 20일 기준 구조 174명, 사망 33명, 실종 269명으로 생존자 구출은 제자리 걸음인 반면 사망자는 갈수록 늘어나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는 강풍과 거센 물결 등 악천후 속에서도 잠수부를 투입하는 대대적인 수색에도 불구하고 선체 내부에서 연이어 시신이 발견돼 사망자만 늘어나면서다.

특히 이같은 상황에서 실종자 가족들은 탑승자 명단이 수시로 바뀌거나 사망자 실종자 수치가 뒤죽박죽되기 일쑤인 상황에 정부의 불신을 나타내며 경찰과 충돌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또한 세월호 실종자 구조 지원에 나선 장병 한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구조작업 활개, 생존자에 '관심' 집중=민ㆍ관ㆍ군 합동구조팀은 20일 선체 내로 진입할 수 있는 루트 5곳이 개척돼 선내 수색이 보다 용이해진 만큼 잠수부 563명을 투입, 수색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또 함정 204척·항공기 34대를 이용해 선체 주위 해역을 집중 수색할 방침이다.

합동구조팀은 이날 오전까지 사고 해역에 상당히 강한 바람이 불어 파도가 높았으나 다행히 오후부터는 파도가 잦아들 것으로 예상돼 수색작업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합동구조팀은 물흐름이 느려지는 정조 시간에 맞춰 선체에 진입해 생존자 구조에 나설 예정이다.

실종자들이 많이 몰려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식당과 휴게실 등을 집중적으로 수색할 계획이다.

합동구조팀은 전날 첫 선체진입에 성공한 뒤 수색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지난 19일과 이날 오전 사이 함정 192척과 항공기 31대를 동원해 총 4회에 걸쳐 조명탄 836발을 투하, 해상수색을 실시하는 한편 잠수부 563명을 동원, 총 15회에 걸쳐 선체수색을 실시했다.

◇선박내 시신 16구 확인=전날 첫 세월호 객실 내부 진입에 성공한데다 조류가 약해져 구조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희생자의 시신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객실내 첫 사망자 발견은 지난 19일 오전 5시50분께 밤샘 수색작업을 벌이던 잠수요원들이 선박내 4층에서 시신 일부를 확인하면서다. 민간 잠수요원들은 당시 세월호 3층에서 4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통로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유리창을 통해 4층 객실로 추정되는 곳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시신 3구를 발견했다.

이에 따라 구조팀은 이날 오후 11시50분께 선내 유리창을 깨고 진입해 오후 11시50분, 오후 11시55분, 이튿날 오전 0시5분에 실종자 시신 3구를 인양했으며 시신은 모두 단원고 남학생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팀은 이처럼 시신 3구를 객실 내부에서 수습한데 이어 20일에도 밤샘 구조작업으로 10구를 추가로 인양했으며 이날 오전에도 사고 인근 해상에서 시신 3구를 추가로 인양해 세월호 침몰 사망자는 총 49명으로 늘었다.

이처럼 하루밤 사이 시신이 16구나 수습된 것은 세월호 객실 진입에 처음으로 성공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세월호 3층과 4층에는 실종자들이 대거 몰려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동안 구조팀은 진입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19일 밤부터 안산 단원고 학생 등 승객들이 가장 많이 모여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3, 4층 진입에 구조팀이 처음으로 진입하면서 시신수습과 구조작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19일부터 썰물과 밀물의 수위 차가 큰 사리기간이 끝난데다가 수중 작업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강한 조류가 다소 약해진 것도 이처럼 구조작업이 빨라지는 이유가 되고 있다.

그러나 구조작업이 이처럼 속도를 내고 있는데 반해 생존자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 분노 폭발=세월호가 침몰한 뒤 나흘 만인 지난 19일 밤 구조팀의 객실 진입 첫 성공으로 한때 생존자 발견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으나, 오히려 싸늘한 시신만 추가로 발견된데다 시신 수습 집계마저 혼선을 빚으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를 샀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20일 오전 0시28분께 '민ㆍ관ㆍ군 합동 구조팀이 침몰 선체 유리창을 깨고 선내에 진입, 사망자 3명 수습 성공'이라는 긴급 공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30분 뒤인 오전 0시58분께 '실종자 3구 추가 인양' 상황 보고 문자메시지와 함께 '사망자 39명'이라는 진행상황 보고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그러나 대책본부는 13분 만인 오전 1시11분께 '선내에서 수습한 사망자 3명을 추가 수습으로 오인한 것'이라고 정정 메시지를 내면서 또 다시 집계에서 혼선을 드러냈다.

이는 경비함정으로 시신을 인양하는 과정에서 중복체크가 된 것으로 사고 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할 대책본부가 오히려 승선인원과 구조인원, 실종자 수 등을 아무렇지 않게 수시로 바꾸는 것도 모자라 사망자수까지 틀리게 공지해 결국 혼란과 불신을 자초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 때문에 이날 밤샘 구조작업에도 불구하고 시신만 추가로 발견되고 집계 혼선으로 인한 불신과 혼란만 자초하면서 결국 기적을 바랐던 실종자 가족들이 폭발하는 사태도 일어났다.

더딘 구조작업과 대책본부의 혼선을 보다 못해 격앙된 가족들이 청와대 항의방문을 결정한 것. 실종자 가족들은 청와대로 가겠다며 이동하다가 경찰에 가로막혀 밤새 대치했다.

이 가운데 정홍원 국무총리가 직접 가족들 앞에 나서 정부 입장을 대변했지만 격앙된 가족들 사이에서 2시간 가까이 고립되기도했다. 가족들은 자리를 떠나려는 정 총리의 앞을 가로막고 "아이를 살려내라"고 밤새 소리쳤다.

실종자 가족 100여명은 오전 5시10분 경찰의 저지를 뚫고 도로 갓길로 빠져나와 걸어서 서울로 향하고 있으며, 경찰이 진도대교 인근에서 이들을 다시 막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 지원 희생자 발생=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 투입된 해군 제7전단 구축함 대조영함(4500t)에서 선내 작업 중 머리를 다쳐 의식불명에 빠졌던 병사 1명이 끝내 숨졌다.

해군 관계자는 20일 "지난 16일 대조영함에서 화물승강기 작업을 하다가 머리를 다쳐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던 승조원 윤 모병장(21)이 19일 오후 8시께 사망했다"고 밝혔다.

윤 병장은 여객선 세월호 승객 구조와 탐색지원에 나선 구축함 대조영함 소속으로 지원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사고 직후 운 병장은 링스헬기 편으로 제주 한라병원에 후송되어 치료를 받아왔다.

해군은 윤 병장이 임무수행 중 숨졌다고 보고 순직 처리할 예정이다. 영결식은 오는 22일 오전 10시 제주방어사령부 연병장에서 거행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