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인재영입’ vs. 野 ‘교통정리’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4-07-01 1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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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공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일 여야 각 정당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인재영입’ 난항으로 어려움을 겪는 반면, 새정치연합은 넘쳐나는 후보들로 인해 내부 ‘교통정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먼저 중량감 있는 인사들의 불출마로 전전긍긍하고 있는 새누리당을 보자.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 최대 관심지역인 서울 동작을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후보란은 ‘공란’으로 남겨뒀다. 유력카드로 거론되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쇄신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출마를 고사한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에게 출마를 직ㆍ간접적으로 권유하고 있으나 이들 역시 손사래를 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한번 내세워 볼만한 ‘이준석 카드’ 역시 그가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을 맡으며 불출마로 입장을 굳혔다.

아마도 ‘세월호 참사’, ‘문창극 사태’, ‘GOP 총기 사고’ 등으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40%대로 추락한 상황에서 출마하더라도 당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2년을 더 기다렸다가 2016년 총선에 출마하는 게 낫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다.

더구나 동작을의 경우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새정치연합 박원순 후보의 지지율이 무려 60% 넘게 나왔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이 서울 동작을에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인재를 영입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이 지역에 출마하려는 인사들이 너무 많아서 탈이다.

손학규, 정동영, 김두관 등 대선 주자급 인사들이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여의도 입성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손 고문은 사실상 경기 수원병(팔달구) 출마가 확정됐고, 김 전 경남지사는 경기 김포에 공천을 신청한 상태다.

따라서 정동영 고문이 출마를 할 경우 동작을 지역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안철수 공동대표의 최측근으로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금태섭 대변인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통화에서 정동영 상임고문을 겨냥, "상대방에서 거물이 나온다고 해서 우리가 거물을 낸다면 결국 무난한 패배가 될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가까운 강희용 서울시의회 의원도 정 고문 전략공천에는 반대하고 있다.

그는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거물대거물, 강대강의 전략을 구사하면 오히려 새정치민주연합이 질 확률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안철수 공동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간 대리전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정 고문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또 이 지역 시의원 및 구의원 당선자들도 정 고문을 겨냥, 최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작을의 민심은 계속된 낙하산 공천으로 분열과 갈등이 증폭돼 왔다”며 집단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더구나 이 지역에는 금태섭 대변인과 강희용 시의원 이외에도 허동준 동작을 지역위원장, 장진영 변호사, 권정 서울시 법률고문, 서영갑 서울시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지고 공천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한마디로 새누리당이 ‘인재영입’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과는 달리 새정치연합은 몰려드는 공천신청으로 인해 되레 경쟁력 있는 중진들의 출마를 만류하는 등 교통정리를 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게 선거의 묘미다. 사실 세월호 참사 이전, 그러니까 새정연합이 무공천 방침을 철회할 때만해도 당 내부에서는 지방선거에서 완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었다.

그런데 세월호 사고 이후 당내에선 ‘싹쓸이’ 전망이 나오는 등 상황은 급변했다. 비록 지방선거는 여야 무승부로 막을 내렸지만, 그 짧은 시간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7.30 재보선 역시 그런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인재가 넘쳐 난다고 해서 새정치연합이 자만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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