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乙, 안철수-김문수 무덤 되나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4-07-08 1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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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서울 동작을(乙) 전략공천 논란으로 다시 한 번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지명되면서 동작을 공천에 탈락한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 뿐만 아니라 당내 현역 의원과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일제히 안 대표에게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특히 서울 동작지역 당원 1500명은 동작을에 대한 전략공천을 고수할 경우 집단 탈당을 불사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는 상태다.

그렇다고 해서 기동민 전 부시장이 반드시 당선한다는 보장도 없다.

이날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이 서울 동작을 출마를 공식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인지도 면에서는 단연 노 전 의원이 앞선다. 이런 상황에서 설사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이 야권연대를 하더라도 기동민 전 부시장 쪽으로 단일화가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이 후보를 일방적으로 양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랬다가는 당장 ‘후보도 못내는 정당의 대표’라는 낙인이 찍히기 때문이다. 야권연대 없이 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것도 문제다.

양당 후보가 모두 출마할 경우 설령 표가 새정치연합측으로 집중된다고 해도 노 전 대표로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새누리당 후보가 어부지리(漁父之利)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만에 하나라도 그런 결과가 나올 경우 안철수 대표는 당내에서 제기되는 인책론으로 인해 대표 자리를 물러나게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서울 동작을 선거가 차기 야권 유력 주자인 안 대표에게는 무덤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 인터넷 상에서 네티즌들은 “기동민 공천, 기동민 탈락하면 자칫하다 안철수까지 아웃되겠다”, “기동민 공천, 안철수의 정치 미래까지 걸렸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동작을 선거는 안 대표 뿐만 아니라 여권의 유력 차기대권주자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에게도 무덤이 될 것 같다.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중진차출론’을 제기해 새누리당의 완패를 막아냈던 홍문종 의원은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라는 당의 요청을 완강히 고사하고 있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향해 “야당 강세 지역인 서울 동작을에 김문수가 와서 이겨준다는 것은 당 뿐만 아니라 본인에게도 굉장히 큰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며 “(불출마할 경우)나중에 땅치고 후회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홍 의원은 “김 전 지사는 당의 대표 공인”이라며 “지금 당이 필요로 하고 있는데, 출마를 고사하는 것은 마치 월드컵 결승전에서 선수가 피곤하다고 뒤로 빠지겠다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물론 완급을 잘 조절해야 하고 낄 때와 빠질 때를 잘 생각해야 하지만 지금은 무조건 낄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지사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라도 동작을에 출마해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 ‘중진 차출론’을 거부했다가 된통 당한 사례가 있다.

국회의장 후보 경선 당시 가장 유력한 인물은 황우여 의원이었다. 그는 당 대표 임기 2년을 모두 채운 몇 안 되는 인물 가운데 한명이었다. 게다가 당 대표로서 제18대 대선은 물론 지난해 치러진 2차례의 재보궐선거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하지만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에서는 미묘한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홍문종 당시 사무총장에 의해 제기된 ‘중진 차출론’에 따라 하나, 둘씩 지방선거에 출마했지만 국회의장 자리를 욕심내고 있던 황우여 의원은 인천시장 출마를 끝내 거부하고 말았다. 그에 대한 당내 비판이 제기됐던 것이었다.

특히 황 대표 대신 지방선거를 관리해야 할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이 인천시장에 출마하면서 내각 구성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부담이 가중됐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었다.

결국 그는 지난 5월23일 오전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후보자 선출 투표에서 총 투표수 147표 가운데 겨우 46표를 얻는데 그쳐 초라한 패배자가 되고 말았다.

홍 의원이 김 전 지사에게 “땅치고 후회할 것”이라고 충고한 것은 바로 이런 사례를 염두에 둔 것이다.
즉 당이 어려울 때 당의 요청을 외면한 사람이 나중에 그 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고 한다면 당원들이 그를 도와주지 않을 것이란 경고인 셈이다.

그래서 서울 동작을 선거가 여야 유력 대권주자인 김문수 전 지사와 안철수 공동대표의 ‘무덤’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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