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의 남자' 이정현, 선거혁명 이루다

서예진 / syj08@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4-07-31 16: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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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텃밭 호남서 서갑원 누르고 깃발··· 지역주의 타파 첫 걸음 [시민일보=서예진 기자] '박근혜의 남자'로 불리는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전남 순천·곡성에서 '노무현의 남자'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누르는 선거혁명의 쾌거를 이루었다.

이정현 당선인은 영남권을 지지 기반으로 한 여당 후보로서 전통의 야당 텃밭인 호남에서 승리를 거머쥠으로써 대한민국 정치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6년 15대 총선 전북 군산을에서 강현욱 전 의원이 신한국당 소속으로 당선된 이후 18년 만에 여당 옷을 입은 국회의원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인 이 당선인은 정권 출범부터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에 임명되며 정권 실세임을 입증했다.

윤창중 사태가 터진 뒤에는 홍보수석으로 자리를 옮겨 박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하다가 지난 6.4 지방선거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이후 7.30 재보궐선거 초반 서울 동작을 출마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이 당선인은 예상을 깨고 과감하게 야당 텃밭인 호남 출마를 선택했다.

비교적 쉬운 지역을 마다하고 야당 텃밭에서의 힘든 싸움을 자처한 것은 영호남 '지역 벽'을 깨겠다는 그의 일관된 신념 속에 이뤄진 도전으로 평가된다.

앞서 이 당선인은 지난 1995년 광산 제2선거구에 민자당 시의원 후보로 출마했다가 떨어졌다. 이어 2004년 14대 총선에서 광주 서구을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720표(1.03%)를 얻는 데 그쳤고, 2012년 다시 광주 서구을에 출사표를 던져 39.7%를 얻는 기염을 토했지만 역시 고배를 마셨다.

이 당선인은 이번에 순천·곡성지역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번에는 반드시 호남에서, 잃어버린 새누리당의 정치 경쟁력을 회복하겠다"고 비장한 변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그의 출마지역이 야당 텃밭인데다 세월호 참사 국면에서 이 당선인의 호남 도전은 '무모한 도전'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럼에도 이 후보는 지역주의 타파를 기치로 삼아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밑바닥 지역민심을 훑고 나섰고, 그의 태도에 호남민들이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자전거를 타고 "종같이 일하겠다, 일하고 싶다. 뽑아만 달라"고 울먹이던 목소리 이면에는 호남에 당장 필요한 예산과 해묵은 현안을 챙기기 위한 국비 확보 작업도 병행했다.

'예산 폭탄'을 투하하겠다는 이 당선인의 목소리는 지역 발전을 간절히 원하던 유권자의 마음을 흔들었으며 만년 기호 2번에서 1번으로 향하는 단초를 만들었다.

특히 이 당선인의 '적진(敵陣) 침투'는 우리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인 지역주의를 혁파하는 역사적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6.4 지방선거 대구시장에 출마해 아깝게 떨어지긴 했지만 의미있는 성과를 거둔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후보 사례에서도 나타났듯이 영호남 '지역 벽'이 서서히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1958년 전남 곡성 ▲광주살레시오고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수석부대변인 ▲국회 예결위원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 ▲2012 여수세계박람회 지원특별위원회 위원 ▲광주 서구을 당협위원장 ▲새누리당 최고위원 ▲박근혜 대선캠프 공보단장 ▲박근혜 당선인 비서실 정무팀장 ▲청와대 정무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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