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재점화··· 학계 찬반 공방 거세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4-08-29 16:3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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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범 경기대 교수 "국가권력이 배제 된다면 가능할 것"
최병택 공주교대 교수 "집권세력에 우호적 기술 가능성 커"


[시민일보=전용혁 기자] 최근 황우여 교육부장관이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교과서 체제 추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지난해 ‘교학사 교과서’를 둘러싸고 거세게 일었던 역사교과서 논란이 다시 재점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황 장관은 지난 27일 “한국사는 공통으로 배워야 할 부분을 다루는 교과서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사실상 국정교과서 추진 의사를 내비쳤고,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찬반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재범 경기대학교 사학과 교수는 29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역사과목이란 과거 어떤 사실을 저희들이 동일하게 공유하면서 하나의 공동체 의식에 도움을 주는 과목”이라며 “그런데 최근 한국사에 대해 저희들이 가지고 있는 공유된 지식이 너무 차이가 많다”고 국정교과서 찬성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 방향에 대해 “이번에 검정에 참가했던 출판사가 8개인데 그 집필자들은 학회 등에 대한 구분 없이 같은 자리에 모여 얘기를 하고, 거기에서 방향을 아예 새롭게 정해 나가면서 국가권력이 배제가 된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일교과서라고 하는 것은 여러 학파 등에서 가끔 다른 의견들 제시가 되고 거기에서 공통분모적인 사실, 사건 그런 것들을 간략한 한국사 교과서를 단일화 시키자는 것”이라며 “나머지 많은 부분을 교사들의 역할에 의해 학생들에게 강의가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만 하더라도 독도 문제 등으로 인해 우경화가 돼가고 있고 중국도 동북공정 등을 하면서 굉장히 중화주의적인 입장을 나타내는데 저희들도 이런 강대국 속에서 최소한의 단일화된 우리의 국민 의식이나 이런 것들이 조금은 강조돼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정권 또는 집권세력에 지나치게 우호적인 서술로 일관할 가능성이 있다는 반대 입장도 나오고 있다.

최병택 공주교육대학교 교수는 이날 같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그러한 문제점이 과거 국정지향에서 실제로 있었는데 그것이 재현될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와 시대가 많이 다르다’라는 반대측 입장에 대해서는 “저희가 민주주의 사회다 보니 어떤 일이든 간에 시스템과 절차가 마련된다. 그런데 국정교과서 같은 경우 그 시스템과 절차가 특정기관이라든지 특정 집필자에게 주어져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그와 같은 원칙이 바뀔 수 있는 데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또 과거 국정제 사례를 들어보면 교과서 질 관리에 상당한 문제점이 있었다. 다수의 전문 역사학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지 않다 보니 가장 큰 문제라면 역시 교과서 내용에 오류 가능성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국정제 하에서는 집필자가 특정 분야에 전문지식을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아무래도 검정제 같은 경우 다수의 조사위원이라든지 검정요원이 거기에 대한 의견을 계속 낼 수 있는 체제가 마련돼 있기 때문에 질 상으로 과거의 국정제보다는 조금 더 오류가능성이 적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교과서가 집필자들이 자의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역사교과서의 경우 집필 기준이 따로 있고, 또 거기에 검정 기준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며 “검정 기준을 통과한 교과서는 여러 가지 기준과 국가가 제시하는 교육과정을 충족시키는 것인데 교과서마다 약간의 차이점은 있을 수 있지만 그런 정도의 다양성은 인정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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