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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의 상황은 최악이다.
새정치연합 황주홍 의원도 현재 당이 처한 상황을 ‘식물 정당, 뇌사 정당’으로 규정하면서 “세월호처럼 침몰하고 있는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황 의원은 최근 초선일지에서 "우리 당 사람들은 우리 혼자 정치하는 것처럼 행동한다. 여야 협상 대표가 아무리 합의해도 우리 마음에 안 들면 거부하고 파기해 버린다"며 "새누리당 사람들은 안 그러는데 늘 우리 쪽만 그런다. 참 이상하다. 아마도 새누리당을 의회 정치의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새누리당을 타도와 섬멸의 대상쯤으로 여기는 것만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말 메스껍다. 지금 우리 하는 모습 너무 좁쌀들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 우리의 안중에 국민이라는 존재가 있기나 한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이래가지고 총선을 이기고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웃기는 얘기다. 지금 우리들은 총선 패배와 대선 참패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들 같다"고 비판했다.
지금 새정치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당 혁신을 이끌 비상대책위원장 물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당 외부 인사들이 하나같이 위원장직을 고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박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영입 작업을 위해 한승헌 변호사와 '태백산맥'의 소설가 조정래씨,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등 원로급 인사들은 물론 조국·장하준 교수 등 주요 정치적 고비나 선거 때마다 당에 '훈수'를 두었던 진보 진영 인사들 20여명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이 손사래를 치며 박 위원장의 제의를 고사했다고 한다.
당 밖에서 ‘훈수’를 두던 모습과는 거리가 먼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그들 가운데 일부는 자신이 직접 현실정치에 발을 담그고 싶지 않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고사를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 가운데 상당수가 과거 정치 지향적 행보를 보였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충분치 못하다. 뭔가 또 다른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란 뜻이다.
어쩌면 그만큼 당이 처한 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실제 지금 새정치연합은 대안정당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들로부터도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
우선 여론조사를 보면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의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최저치를 매주 경신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새정치연합은 0.6%p 하락한 19.5%를 기록해 10%대로 폭락했다. 새누리당 지지율 44.5%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의당은 4.1%, 통합진보당은 1.4%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28.9%를 기록했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이다.
그럼에도 새정치연합은 제대로 된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당을 이 지경에 이르도록 만든 강경파의 목소리가 더욱 드세다. 그들 강경파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누가 비대위원장을 맡더라도 당내 반발에 부딪혀 좌초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선뜻 새정치연합에 발을 담그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즉 당내 강경파들의 폐쇄성이 외부 인사들의 진입 장벽을 가로막고 있다는 뜻이다.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가 지난 12일 "(새정치연합은)중간층 사람을 더 흡수해야 하는데 지금은 (중간층이) 더 실망하고 이탈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래서는 절대 집권하지 못하는데 그런 고민의 흔적이 전혀 안 보여 답답하다"고 지적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것이 현재 새정치연합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병이다. 선거에 연거푸 패배하고도 반성 없는 무책임한 정당, 목소리 큰 강경파에 이끌려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장외투쟁을 일삼는 정당, 이런 야당에 발을 담그는 것 자체가 모험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정치연합 홍익표 의원이 이른바 ‘손학규 구원투수론’을 제기했다.
홍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 '왕상한의 세계는 우리는'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손 전 대표를 개인적으로 존경한다"며 "(손학규 전 대표 의중만 확인되면)가서 (당 비대위원장으로)모셔오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다급한 그 심정을 이해하지 못할 바 아니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손 전 고문은 당이 어려울 때마다 구원투수로 나섰었다. ‘분당대첩’과 ‘수원대첩’이 그 일례다. 그 결과 그는 너무나 많은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당, 특히 강경파들은 그에게 전혀 미안한 마음을 내보이지 않았다. 그 모습이 마치 선조(새정치연합)와 이순신(손학규)을 연상케 해 씁쓸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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