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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인들과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이른바 ‘제3 정치세력’의 필요성에 대해 대화를 나눈 일이 있다.
일단 그 필요성에 대해선 대부분 공감을 표했다.
제1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건전한 제3 섹터의 정당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담뱃값 인상 등 잇따른 증세 소식에도 불구 집권당인 새누리당 지지율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정당지지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 새누리당은 45.8%, 새정치연합은 22.8%로 양당 격차는 무려 23.0%포인트에 달했다.
한마디로 새정치연합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야당발(發) 정계개편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만일 야당에서 촉발되는 정계개편이라면, 그 방식은 지금까지 줄곧 해왔던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가 돼야 할 것이다.
한 때 ‘안철수 현상’이 정국을 강타한 적이 있다.
여야 기존 정당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상태에서 국민이 ‘제3 정치세력’으로 안철수 의원을 주목한 것이다. 실제 그는 각종 여론조사기관이 조사한 차기대권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항상 선두를 달렸었다.
하지만 그는 잘못된 선택을 하고 말았다. 바로 민주당과 통합해 신당을 만든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물론 안철수 의원은 그로 인해 단숨에 130석의 의석을 거느린 거대한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대표가 될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는 강경파들의 목소리에 밀려 자신이 약속한 기초선거의 공천폐지 약속조차 지켜내지 못한 허수아비에 대표에 불과했다.
그로 인해 지금은 안철수 의원에 대한 존재감마저 찾기 어렵게 됐다.
실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18.9%,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18.6%, 새정치연합 문재인 의원 14.8%, 정몽준 전 의원 9.9%, 김문수 전 경기지사 7.7%에 이어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7.6%로 6위에 머물렀다.
만일 안 의원이 당시 강경파들이 도사리고 있는 민주당과 통합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여전히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정치인으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정계 개편이 이루어진다면, 그런 강경파들이 진을 치고 있는 새정치연합에 어떤 세력이 더해지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방식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더 큰 통합을 위해 폐쇄적인 강경파들을 빼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건전한 중도 온건세력이 ‘제3 섹터’를 구성해야 한다는 말이다. 당장 새로운 정당을 만들라는 것은 아니다. 우선은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치인들, 진정성이 인정되는 정치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 논의하고 토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즉 일종의 ‘포럼’ 형식으로 출발하는 것도 괜찮다는 것이다.
그렇게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치인을 꼽는다면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
지인들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김부겸, 김영춘, 홍정욱, 김성식, 박진 전 의원과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가장 많이 꼽았다.
만일 이들이 한 울타리에 모인다면 그 파괴력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정말 그런 세력이 출현할 가능성이 있기는 있는 것일까?
정확한 것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가 탈당 카드를 ‘만지작’거림에 따라 분당론이 ‘솔솔’ 풍겨져 나오고 있는 상황임은 분명하다.
실제 박 원내대표는 자신을 향한 계속되는 당내 퇴진 요구에 원내대표직 사퇴는 물론 탈당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박 원내대표가 탈당을 한다면 혼자가 아니라 김한길 전 대표 등 비주류 세력이 함께 박차고 나와 사실상 분당 사태로 치달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제3 세력 출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게 된 셈이다.
만약 제3 섹터의 정당이 만들어진다면, 그 성공여부는 전적으로 구성원이 누구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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