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發 ‘신당론’...가능성은?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4-12-12 14: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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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를 앞둔 12일 당내 유력 인사들 입에서 ‘제3 세력’, ‘대안세력’이라는 심상치 않은 용어들이 한꺼번에 튀어 나왔다. 이는 사실상 분당과 신당창당을 의미하는 것이다.

실제로 정동영 상임고문은 이날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최근 당 밖 각계각층에서 좋은 정치세력이 필요하다. 이런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현재의 새정치민주연합으로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하고, 기존 진보정당들도 지리멸렬한 상태에서 ‘야당에 희망이 안 보인다’는 생각들이 쌓이다보니 그렇게 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3의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와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간접화법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 고문은 “야당을 어떻게 하면 혁신으로 이끌고 정권교체가 가능한 정치세력으로 만들어서 다시 희망을 줄 수 있는지 근본적 고민을 하고자 한다”고 사실상 제3신당 창당 가능성을 내비쳤다.

앞서 정 고문은 지난 달 한 강연에서 “당내 특정 계파에 의해 당권이 장악되면 신당 창당이 불가피하다는 게 호남여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었다.

김부겸 전 의원 지지의사를 밝힌 박영선 의원도 제3신당의 등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전당대회가 친노 대 비노 구도로 가면 당의 미래가 없다"며 "계파 구도를 깨지 못하면 제3세력, 대안세력이 만들어질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날 박주선 의원도 한 방송에 출연,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신당창당설에 대해 “집권이 불가능한 불임정당이라고 한다면 어렵고 힘든 일이기는 하지만 집권이 가능한 방향, 새 길을 걷는 것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은 정당하고 일리가 있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심지어 박 의원은 지난 달 한 강연에선 “다당제 도입도 검토해볼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박 의원은 “친문(친문재인)세력이 똘똘 뭉쳐, 국민의 비판과 질타를 무서워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당의 출현도 주저할 일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문 의원이 전대에 출마한다면 내년 7~8월이 아니라 당장 1~2월에 신당 창당에 대한 검토를 하자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사실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제3신당론이 흘러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친노 패권주의 배격'을 내걸고 '구당구국' 모임을 이끌고 있는 정대철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특정 계파(친노)가 당을 장악하면 신당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고, 천정배 전 의원 역시 “호남에서는 이미 신당을 요구하는 민심이 많다”고 주변인들에게 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경태 전 최고위원은 아예 '당 해체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새정치연합은 리모델링 수준으로서는 한계가 있다”며 “전면적이고 파괴적인 창조를 통해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당을 당장 해체해서라도 신뢰받는 정당, 대안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뜻이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 신당 창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제법 큰 울림으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가능성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신당 창당의 깃발을 치켜들 기수가 마땅치 않은 탓이다.

신당은 첫째 친노 세력과 분명하게 대비되는 중도.온건 노선을 가져야한다. 그런데 현재 신당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정동영 고문과 천정배 의원은 친노 세력 못지않은 강경파다. 따라서 그들은 아무래도 신당기수로서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러면 박주선 의원과 조경태 의원은 어떤가. 일단 강경파가 아니라 중도.온건파라는 점에서는 합격점이다, 하지만 박 의원이나 조 의원은 불행하게도 각각 전남과 부산이라는 지역성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신당 기수는 특정 지역의 인물이 아니라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

그러면 야권발 신당 가능성은 0%인가. 아니다.

아직 신당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새정치연합과 선을 긋고 있는 인물, 그러면서도 강경 친노파와 대비되는 온건파, 게다가 전국적인 지명도까지 갖춘 인물은 분명히 있다.

바로 안철수 의원과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다. 만일 이들이 서론 손을 잡고 신당의 깃발을 치켜든다면 그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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