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유승민 홍문종, 누가 웃을까?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5-01-23 15: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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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3일 새 총리에 내정됨에 따라 차기 원내대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차기 원내대표 선거는 이 원내대표의 임기가 만료되는 5월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이완구 원내대표가 총리로 발탁되면서 그 시간표가 석달 가까이 앞당겨진 것이다. 이에 따라 느긋하게 물밑에서 뛰어오던 주자들 상황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실제 새누리당 당규에 따르면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의장 선출은 '원내대표가 임기 중 사퇴 또는 사고로 인하여 궐위된 때에는 동반 선출된 정책위의장은 당연 사퇴하고, 원내대표가 궐위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선거를 의원총회에서 실시한다'고 돼 있다. 또 선거일은 대표최고위원이 선거일 전 3일에 공고한다.

당헌 당규대로라면 다음 주말께 의총을 통해 차기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새로 선출하는 수순을 밟게 되는 것이다. 물론 당내사정으로 인해 이런 일정을 어느 정도는 조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이 원내대표가 이날 공식 사퇴한데다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원내대표의 법적인 사임 시기 등에 대해서는 다음주 월요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큰 변동이 없는 한 이런 일정대로 추진될 것이다.

그러면 누가 차기 원내대표가 될까?

지금까지는 ‘이주영 대 유승민’의 양자대결구도가 고착되는 느낌이었다.

이주영 의원은 이미 두 차례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했다가 좌절했던 만큼 원내대표 직에 대한 미련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그에 대한 당내 ‘동정여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또 유 의원은 김무성 대표가 지난해 7·14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후 사무총장직을 제의했으나 이를 거절하고 물밑에서 원내대표 출마 준비를 꾸준히 해왔다.

그런데 최근 ‘홍문종’이라는 변수가 생겼다.

홍문종 의원은 이들 두 의원이 모두 김무성 대표와 같은 영남권 출신이란 점을 지적하면서 ‘수도권 원내대표론’을 들고 나온 것이다.

사실 창원마산합포 지역구 출신의 이주영 의원과 대구 동구을 출신의 유승민 의원은 일찌감치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로 경기도 의정부을 출신의 홍문종 의원을 눈여겨 봐왔다.

그리고 그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홍 의원은 이들의 러닝메이트 제안을 거절하면서 "나도 원내대표에 나가겠다"고 폭탄 같은 선언을 해버렸다.

실제 유승민 의원이 "친박 중에 믿을 사람이 어딨겠습니까" 하고 사정했지만 홍 의원은 "당 대표랑 원내대표랑 영남이 다 해먹느냐"면서 되레 핀잔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영 의원의 제안에도 홍 의원은 같은 취지의 말로 거절했다고 한다. 이에 머쓱해진 이 의원이 겸연쩍어하며 "그러면 다음에 다시 오겠습니다"하고 발걸음을 돌렸다는 후문이다.

일단 물러서지만 러닝메이트로 삼겠다는 의지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일 게다.

아무튼 홍 의원의 등장으로 원내대표경선구도 양강구도에서 ‘3파전 구도’로 급속하게 재편되는 양상이다.

이제 관심은 이들 3인방이 누구와 정책위의장 후보로 짝짓기를 하느냐 하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비박계 영남 출신인 유 의원은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친박 수도권 출신을 러닝메이트로 하는 게 유리하다. 범박 영남 출신의 이주영 의원은 비박 수도권 출신이 보탬이 될 것이다. 친박 수도권 출신의 홍 의원은 친이 비수도권 출신이 러닝메이트로 적격일 것이다. 문제는 3인방 모두 그런 러닝메이트를 찾는 일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오죽하면 당내에서 ‘이렇게 가다간 정책위의장을 제대로 구하는 사람이 바로 원내대표가 되겠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겠는가.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변수는 유 의원이 최근 김 대표의 '수첩 파문'에 연루됐던 일이다. 유 의원이 청와대와의 불편한 관계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김 대표(K)와 유승민 의원(Y)을 지목한 음종환 전 청와대 행정관의 발언으로 인해 BH(청와대) 대 MS(김무성) 대결구도로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구도가 3인방 가운데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지, 그것을 지켜보는 것도 주요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모쪼록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이들의 페어플레이를 기대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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