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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잘못하면 4.29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3대 0으로 질 수도 있다.”
새정치연합 안민석 의원은 9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굉장히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이같이 우려했다.
그러면서 “(완패할 경우)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께서 독박 쓸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안 의원은 특히 광주 서을에서 천정배 전 법무장관이 탈당계를 제출하고, 무소속 출마 선언한 것에 대해 문재인 책임론을 언급했다.
그는 “당대표 되시자마자 천정배 전 장관과 독대 하셔서 당 전반의 혁신에 대한 비전과 의지를 보여주셨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 같다. 천정배 전 장관의 탈당은 정동영 전 대표의 탈당이랑 같은 묶음으로 봐야 한다. 당이 혁신할 비전이 안 보이니까, 이분들에게 탈당의 빌미를 준 것”이라며 “이제는 제2, 제3의 정동영, 천정배 사태가 얼마든지 올 수가 있다”고 경고했다.
안 의원의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당 지도부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아직까지는 ‘설마’하는 분위기가 강한 것 같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설마 하시겠지만, 설마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안 의원의 이 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천 전 장관과 국민모임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손을 잡고 새정치연합 후보와 1대 1구도를 만들 경우 그 파괴력은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천 전 장관은 “국민모임은 첫 번째로 함께 할 세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고, 정 전 장관도 “호남 일당 체제는 새정치연합을 허약하게 하고 정권교체를 어렵게 했다”며 “천 전 장관과 선거연대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초 국민모임은 4·29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3지역에 모두 후보를 낸다는 방침이었으나 천 전 장관의 출마하는 광주 서을은 후보를 내지 않고 천 전 장관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새정치연합에선 조영택 전 의원과 김하중 전남대 로스쿨 교수, 김성현 전 광주시당 사무처장 등 3명이 공천장을 두고 14일 당내 경선을 벌이는데, 누가 공천을 받든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다.
만일 광주 서을에서 새정치연합이 패배할 경우, 그것은 야권의 새판짜기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천 전 장관이 이날 출사표를 통해 “새정치민주연합, 이대로는 안 된다. 호남 정치, 이대로는 안 된다”며 “새로운 판을 짜서 호남정치 부활시키고 야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이 때문이다.
천 전 장관은 “만년 야당에 만족하는 새정치민주연합으로는 새로운 대한민국,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없다. 바꿔야 한다. 새판을 짜야 한다”며 “반드시 승리해 가장 먼저 호남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독점구조를 깨뜨리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물론 광주 서을에서 패배하더라도 다른 2곳에서 승리한다면, 문재인 책임론을 제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그것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경기 성남 중원의 경우 새정치연합후보는 은수미 현 비례대표 의원, 정환석 현 성남 중원 지역위원장,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홍훈희 변호사 등이다, 이들 중 선출된 한명의 후보가 새누리당의 신상진 전 의원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옛 통합진보당 김미희 전 의원 등과 본선에서 대결을 벌어야 하는데 야권 분열로 어려운 싸움이 예상된다. 반면 새누리당은 이 지역을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고 있다.
그나마 새정치연합이 기대할 수 있는 곳은 서울 관악을 정도다. 하지만 이 지역도 야권후보의 난립으로 승리를 낙관하기 어렵게 됐다.
이미 옛 통진당 소속 이상규 전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정의당에서도 이 지역 재선 기초의원 출신의 이동영 정책위 부의장을 후보로 확정한 바 있다. 게다가 신당창당을 추진 중인 국민모임에서도 독자후보를 내겠다며 잔뜩 벼르고 있는 상태다.
결과적으로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이 4.29 보궐선거라는 첫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이 시험을 무난히 통과하면 대권가도에 탄력이 붙겠지만, 그렇지 않고 완패할 경우엔 아예 대권의 꿈을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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