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엄살’ 속에 ‘3승’ 기대감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5-03-17 14: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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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수도권 3곳과 호남 1곳에서 실시되는 4.29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목표치를 ‘한 석’으로 낮춰 잡았다.

당초 이번 선거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통합진보당이 해산되고, 그로 인해 통진당 의원들의 지역구인 서울 관악을, 경기성남 중원, 광주 서구을 등 3곳에서 보궐선거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 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3곳 모두 우리에게 불리한 곳이고, '세 곳 다 져도 본전'이랄 수도 있는데 국민 시각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세 곳 중 한 곳은 이겨야 본전으로 보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사무총장도 당시 "일단 3석을 다 얻으면 좋겠으나, 의미 있는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1석 이상은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여기에 한 곳이 더 추가됐다.

새누리당 안덕수 의원이 지난 12일 회계책임자에 대한 대법원의 징역형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되면서 인천 서구.강화을이 재보선 대상 선거구가 된 것이다.

여야가 마치 약속이나 한듯이 이처럼 목표치를 ‘한 석’으로 낮춰 잡고 있으나 속셈은 전혀 그렇지 않다. 여야 모두 ‘완승’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들 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양승조 사무총장은 최근 당 소속 의원이 ‘전패’ 가능성을 우려한 것에 대해 “전패 위기가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전승 가능성도 있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번 선거 구도를 볼 때 우려스러운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우리가 끝까지 최선을 다해 의미 있는 승리를 거두겠다는 의지와 사기는 충천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4곳 가운데 “광주를 반드시 이겨야 된다는 생각”이라고 했고, 서울 관악을에 대해서도 "지난번에 야권연대를 해서 우리가 후보를 내지 못했다. 실질적으로 우리 당 소속이었던 만큼 관악을은 꼭 이겨야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광주 서구을과 서울 관악을을 ‘우세’ 지역으로 꼽고 있는 것이다.

그는 또 성남 중원에 대해서도 “성남 같은 경우 실질적인 당 지지로 볼 때는 우리가 앞서든지 비슷한 상황이 예상된다”며 “제대로 잘 투표해 주신다면 우리가 충분히 승리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빙 우위’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다만 인천서구.강화을은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였던 만큼 ‘열세’ 지역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 목표는 한석으로 낮춰 잡고 있지만 내심 3석 승리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어떤가. 이군현 사무총장은 인천서구-강화을을 유력지역으로 꼽은 반면 가장 어려운 지역으로는 광주 서구을을 꼽았다.

그러나 또 다른 새누리당 관계자는 “우리는 성남과 인천에서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며 "특히 성남 중원은 새누리당이 이번 선거에서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지역이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신상진 전 의원이 46%가 넘는 득표율에도 불구하고 석패했던 곳”이라고 승리를 자신감을 보였다.

즉 인천서구.강화을은 물론 성남 중원을 ‘우세’ 지역으로 꼽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곳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새누리당은 야권 분열에 따라 서울 관악을도 한번 해볼만한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는 분위기다. 사실상 ‘박빙’ 지역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오신환 전 중앙당 청년위원장을, 새정치연합은 정태호 전 청와대 대변인을 각각 후보로 내세웠다. 그런데 '고토회복'을 노리는 옛 통합진보당 이상규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데 이어 정의당에서는 이동영 정책위부의장을 후보로 내세웠다. 여기에 나경채 노동당 대표도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악을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다.

국민모임에선 출마설이 흘러나오던 정동영 국민모임 인재영입위원장이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여전히 독자후보를 물색 중인 상태다. 따라서 이번에는 한번 해볼만하다는 것이 새누리당의 입장이다.

새누리당이 최대 취약지역으로 꼽고 있는 광주을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크다.

천정배 전 장관과 국민모임이 연대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새정치연합 후보와 비(非)새정치연합 후보의 맞대결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누리당 후보와 3자 대결을 펼칠 경우 해볼만하다는 생각을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전날 정승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공천하면서 “광주·전남에서 ‘제2의 이정현’ 신화를 창조하기 위해 정 후보자를 스카우트 했다”고 소개한 것은 이런 기대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야 지도부의 이런 생각들이 과연 유권자들의 생각과 얼마나 일치할지 모르겠다.

어느 한 쪽은 패배할 것이 분명한 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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