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문재인, 4.29로 발목 잡히나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5-03-18 12: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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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10주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9~13일 전국 성인 2500명을 대상으로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문재인 지지율은 24.0%로 10주 연속 선두를 지켰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한마디로 문재인 대표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문재인 대세론’은 그리 오래갈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어쩌면 4.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그의 발목을 잡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사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에 선거가 치러지는 4곳 가운데 두 곳을 확실한 ‘우세’지역으로 꼽아 왔다.

바로 야당의 전통 텃밭인 서울 관악을과 광주 서구을이다.

그런데 시민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5일과 16일 양일간 관악을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비록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 ±3.1%포인트다.

실제 여야 후보 경쟁력(적합도) 조사 결과, 새누리당 오신환 39.6%, 새정치 정태호 34.5%, 무소속 이상규 5.6%, 정의당 이동영 4.2%로 조사됐다. 잘모름은 16.1%였다.

정당지지도는 새정치민주연합 38.2%, 새누리당 37.1%, 정의당 4.6%, 기타정당 2.5%. 무당층은 17.6%로 집계됐다.

즉 정당 지지도에서는 새정치연합이 새누리당보다는 앞서지만 야권분열로 인해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를 앞선다는 것이다.

지난 2012년 총선에 이어 재도전 기회를 잡은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는 새누리당 지지층 88.1%를 흡수하는 등 나름의 지역기반을 과시하며 4.29 재보선에서 이변 가능성을 기대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 새정치연합의 안마당 격인 광주 서구을은 어떤가.

새누리당이 당초 예상과 달리 선전을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여권의 불모지인 광주 서구을에서도 이변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정승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후보로 확정되면서, 일단 인물면에서 경쟁력은 갖춰졌다는 평가다.

새누리당은 이정현 의원 당선이후 전남 순천곡성이 각종 예산확보를 통해 지역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적극 어필해 광주 민심이 여당에 마음을 열도록 하는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천정배 전 의원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야권 표 분산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광주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전 장관을 비롯해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새정치연합 조영택 전 의원, 정의당 강은미 후보, 옛 통진당 소속 조남일 후보 등 야권 후보 4명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연합은 “이번 선거에는 절대 야권연대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아무리 광주가 야당의 안마당이라고는 하지만, 여당이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운 상황에서 야권 표마저 분산되면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실제 여당 내부에서는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높지 않은 보궐선거의 특성에 야권 표가 네 후보로 갈라질 경우 여당 단일후보인 정 후보에게도 기회가 충분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마디로 문재인 대표가 이끄는 첫 선거에서 ‘4대 0’으로 완패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문재인 대표에 대한 기대감으로 그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는 유권자들도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그것은 곧 같은 당 안철수 의원에게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이번 선거에서 문재인 대표가 3석 이상을 차지할 경우엔 ‘문재인 대세론’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만일 2석 이상 의석수를 차지하지 못한다면 문재인 대표는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만에 하나 겨우 한 석을 얻거나 완패를 할 경우엔 당장 대표 자리를 내어 놓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럴 경우 새정치연합 지지자들은 새로운 지도자를 찾게 될 것이고, 안철수 의원 쪽으로 관심이 몰릴 수도 있다.

다만 안철수 의원에게는 심각한 트라우마가 있다. 항상 ‘철수 정치’를 해 왔던 탓에 국민의 신뢰가 크지 못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철수’ 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국민에게 보여야 하는데 그러자면, 국민의 신뢰가 두터운 사람과 손을 잡아야만 한다. 그가 바로 지금은 은둔생활을 하고 있는 ‘손학규’다.

한편 시민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한 이번 조사는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기준, 관악을의 성, 연령, 지역 별 인구분포에 비례하여 무작위로 표집했으며, ARS방식과 인구비례 대표성 확보를 위해 성, 연령, 지역 기준 ‘무작위 반복 방법(RIM, random iterative method)'으로 사후 가중치를 부여했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3.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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