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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 별관 정동전망대에서 바라본 덕수궁 야경.(사진제공=중구청) |
모시 취급하던 저동선 미니베틀 체험
정동 길따라 음악회등 행사 다채로워
[시민일보=여영준 기자]서울 중구(구청장 최창식)는 오는 29·30일 양일간, 정동 일대에서 열리는 ‘정동야행(貞洞夜行) 축제’를 개최한다.
구에 따르면 이번 축제는 정동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야간축제다. 국내외 관광객에게 정동의 멋과 추억이 담긴 이색적인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한 행사로 ‘컬처 나이트(Culture Night)’라는 별칭처럼 오후 6~10시(오는 30일은 오후 2시부터)에 운영한다.
이번 축제는 구와 구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서울시·문화재청·한국관광공사·조선일보·경향신문·정동극장·서울시립미술관·서울시관광협회·한국여행업협회·서울관광마케팅(주)에서 후원한다.
낮의 모습만 익숙한 정동을 밤에도 즐길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동 일대의 덕수궁과 성공회서울대성당, 시립미술관, 배재학당역사박물관, 경찰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등 20곳이 늦은 밤까지 문을 열고 주한미국대사관저도 축제기간 일부를 개방한다.
축제는 크게 ‘중구의 역사를 보다’와 ‘정동의 밤을 거닐다’라는 두 가지 테마로 나뉘며 야사(夜史), 야설(夜說), 야로(夜路), 야화(夜花) 등 4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또한 다양한 부대 행사도 준비돼 있다.
■중구의 역사를 보다(야간에 거리에서 펼쳐지는 조선시대 중구거리 역사 이야기)- 야사(夜史), 야설(夜說)
야사는 조선시대 시장과 관청들이 몰려 있던 중구의 역사를 다양한 체험으로 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한양에 약을 공급하는 동네라 약현이라고도 불렸던 '중림동'을 본떠 야광물질을 묻힌 한지 종이에 여러 한약재를 포장한 야광 한약향첩을 만든다. 신을 모신 신당(神堂)이 많았던 '신당동'처럼 무당이 방문객을 상대로 점괘를 봐준다.
저동에서는 조선시대때 모시를 취급하는 저포전(苧布廛)이 있었던 것처럼 '미니 베틀'을 이용해 야광팔찌를 만드는 행사도 한다.
무기제조 등을 관장한 군기시(軍器寺)가 있던 '무교동'의 의미를 살려 무기를 제조할 때 문자나 숫자를 새기는 타각기법을 이용한 대장간체험과 함께 나무를 이용해 칼도 만들어본다.
대동법에 따라 쌀·포·전의 출납을 맡은 선혜청 창고가 있던 남쪽을 뜻하는 ‘남창동’의 의미에 따라 서울에서 보기 힘든 됫박 등을 이용해 쌀·튀밥·뻥튀기로 홉·되·말 등 쌀의 양을 재는 단위인 조선시대 도량형도 체험한다.
조선시대 활자를 만들어 책을 찍어내던 주자소(鑄字所)가 있던 ‘주자동’처럼 인쇄할 글자의 배열을 따라 조판을 맞추는 체험과 활자를 이용해 글자를 직접 찍어내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그리고 전통한지를 이용해 조선시대 포도청 포졸들이 밤에 순찰할 때 쓰던 조족등(照足燈)을 1000원의 비용을 내고 만들어 볼 수 있다. 형태가 둥근 박과 같아 박등이라고도 하며 한쪽으로만 비춰서 보게 만들었다고 한다. 조족등 소지자는 덕수궁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이와함께 봇짐장수, 엿장수, 순라꾼, 선비, 양반, 포졸 등이 다니며 관광객들과 사진촬영을 하고 엿장수와 가위바위보를 할 수 있다. 이기면 엿도 먹을 수 있다.
야설은 밤에 펼쳐지는 공연 프로그램이다. 덕수궁 돌담길에서 마당극이 펼쳐지고, 상설무대와 돌담길을 따라 곳곳에서 다양한 공연 및 길거리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마당극 ‘털보상단’은 조선 장터를 주름잡는 최고의 상단 털보상단이 명나라에서 가져온 진귀한 물품을 가지고 한양에서 펼치는 이야기다. 또한 청동장군과 황금 전통복식 복장을 한 마임전문가들이 곳곳을 돌며 '인간석고 퍼포먼스'를 벌인다.
이외에 저글링·외발자전거·코믹마임 등 거리의 광대를 만나볼 수 있으며, 어쿠스틱·재즈·팝·힙합 공연도 열린다.
■정동의 밤을 거닐다(정동 문화시설 야간탐방 및 문화 행사)- 야로(夜路), 야화(夜花)
야로는 정동의 아름다운 밤길을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문화유산국민신탁과 함께 평일 낮에 하던‘다같이 돌자 정동 한바퀴’를 확대해 오는 29일 오후 7시, 30일 오후 1시30분·오후 7시 등 3회 운영한다.
문화유산국민신탁 홈페이지(www.nationaltrustkorea.org)에서 사전 신청을 해야 하며, 참가비는 없다.
이와함께 탐방로도 덕수궁을 시작으로 배재학당역사박물관, 구세군역사박물관, 성공회서울대성당, NH아트홀, 시청별관 정동전망대 등이 종점인 5개 코스를 선보인다. 또한 인력거 2대를 준비해 직접 타보거나 끌어볼 수 있도록 했고, 예술가들의 수제품 전시 판매(전통공예품·액세서리 등)와 시연 및 체험(캘리그라피·한지그림·짚풀공예 등) 활동도 진행된다.
야화는 밤에 꽃피우는 정동의 문화시설이다. 덕수궁 등 정동에 있는 문화시설 20곳이 오후 10시까지 문을 열고 평소 개방되지 않았던 주한미국대사관저도 특별히 금~토요일 한시적으로 개방된다. 또한 시청별관 정동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덕수궁 야경은 또 하나의 볼거리다.
야간 개방과 함께 오는 30일 오후 7시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 서울팝스오케스트라의 음악회가 열린다. 구세군역사박물관에서 구세군 브라스밴드의 공연이 펼쳐지고,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앞마당에서 클래식 공연이 열린다. 정동제일교회와 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는 각각 파이프오르간 연주가 진행된다.
시립미술관에서는 입구에서 초상화를 전시하고, 돌담길에서는 전문사진작가가 인물사진을 찍어주는 초상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다양한 부대 행사
시청별관 앞에서는 왕과 왕비복, 궁중복, 관복, 평상복 등 한복을 비치해 직접 입고 사진촬영도 할 수 있는 포토존을 운영한다. 체험 부스와 정동문화시설에 대한 설명이 담겨진 스탬프북에 야간개방시설 5개 이상 스탬프를 찍어오는 방문자에게 본인 이름을 새긴 기념증서도 증정한다.
구는 관람객들의 편의 제공을 위해 중국어·영어·일어가 가능한 안내도우미를 배치하고, 홍보물 및 시설물에 한국어·영어·중국어·일어를 표기했다.
최창식 구청장은 “근대문화유산이 몰려 있는 정동에서 밤늦도록 멋과 추억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앞으로 정동 야행축제를 중구의 대표축제로 삼아 많은 관광객이 정동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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