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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이 ‘중도신당’의 탄생을 갈망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야당 지지층이 다수인 호남권과 서울에서 ‘중도신당’이 많은 공감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신문의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이스리서치가 지난 13~14일 성인 1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응답률은 17.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7%p) 결과다.
우선 정당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 ‘어떤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38.0%에 달했다.
이는 여당인 새누리당(34.4%)과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23.2%) 지지층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선호하는 정당 형태에 대해서도 양당제(25.9%)보다는 다당제(51.8%)를 선택한 응답자가 무려 2배나 많았다. 즉 제3의 정당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는 현재의 양대 정당 구도가 민심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라는 거대 정당이 보수-진보로 나뉘어 갈등을 일으키는 모습에 유권자들은 염증을 느끼고 있다. 특히 국회선진화법을 빌미로 ‘발목잡기’에 급급한 야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냉담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응답률은 1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결과를 보면, 새누리당의 정당 지지도는 ‘유승민 파동’ 등 잇따른 사건에도 40% 초반을 계속 유지하는 반면 새정치연합의 지지도는 이번 주에도 하락했다.
실제 7월 셋째주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이 41%로 지난주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김상곤 혁신위원회의 잇따른 혁신안 발표에도 되레 지난주 대비 1%포인트 하락한 22%에 머물렀다. 7월 1주차의 양당 지지율 격차는 15%p였으나 2주일만에 19%p로 크게 벌어진 것이다.
그런 민심이 ‘중도신당’의 탄생을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신문 조사 결과 신당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51.4%로, 34.0%에 그친 '필요 없다'는 반응을 훨씬 웃돌았다. 특히 신당 필요 의견은 광주·전남·전북(60.8%), 서울(57.7%)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야권의 지지기반인 호남과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자 동시에 ‘중도신당’ 창당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동아일보가 지난 16일 새정치연합 소속 호남권 의원 28명 중 25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역시 ‘신당’ 창당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승용 의원 등 10명이 "신당이 창당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으며, 특히 박지원 의원 등 7명은 "창당 가능성이 100%"라고 하는 등 무려 17명이 신당 출현을 기정사실화했다. 이는 응답자의 68%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다. 반면 "창당 가능성이 낮다"고 답변한 의원은 강기정 의원 등 2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6명은 답변을 유보했다.
그런데도 그들은 신당에 참여할 뜻이 없다고 한다.
실제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신당에 합류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참여할 생각 없다"(21명ㆍ84%)거나 "판단하기 어렵다"(3명ㆍ12%)는 등 부정적인 의견이 96%에 달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현재 신당론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들, 그러니까 본격적인 창당 작업에 들어선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나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박준영 전 전남지사, 8월 탈당설이 흘러나오는 박주선 의원 등이 ‘중도신당’의 주체가 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신당이 폭발적인 힘을 가지려면 그들이 아닌 ‘중도 개혁성향’의 전국적인 인물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
그런데 정대철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이 지금 현역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신당 참여 의사를 확인하고 있는데 6월 중순까지는 아무도 확답을 하지 않다가 지난 한달 사이에 20여명의 의원들이 신당이 생긴다면 동참하겠다는 뜻을 자신에게 밝혔다고 한다. 신당참여 의사를 밝힌 의원들 가운데 절반은 호남 의원들이지만 나머지 절반은 서울·수도권과 충청권 의원들이라는 말도 했다.
그들이 단순히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실망감이나, 현재 신당 창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천정배 의원이나 박준영 전 지사를 보고 신당참여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들이 간판이 되는 당은 ‘호남 자민련’이 될게 빤하기 때문이다. 20여명의 현역 의원들의 마음이 움직였다면, 그 뒤에는 분명히 다른 ‘거물’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그게 누구일까?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이미 민주당과의 통합으로 ‘신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렸고, 김한길 전 공동대표를 깃발로 내세우기에는 5%가 부족하다. 그렇다면 혹시 전남 강진의 ‘은둔거사’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가 누구이든 양당제의 극단적인 갈등에 염증을 느끼고 중도신당의 탄생을 갈망하는 국민에게 촉촉한 단비소식이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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