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의 ‘無慾’vs. 문재인의 ‘貪慾’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5-08-11 14:30:22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편집국장 고하승


"2014년 7.30재보궐선거에서 패한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상임고문이 정계은퇴를 하면서 ‘정치인은 들고 날 때가 확실해야 한다는 것이 평소 생각’이라며 ‘지금은 제가 물러나는 것이 순리’라고 밝혀 많은 이들의 아쉬움을 샀다. 온갖 구구한 변명으로 자신의 패배를 미화하며 재기를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인들의 추한 모습인데, 손학규 고문은 그러한 탐욕으로부터 과감하게 물러났다. 앞으로 그의 행보가 어찌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그 당시 시점에서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곧바로 정계를 은퇴하는 그의 뒷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이는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11일 아시아기자협회 홈페이지에 <대기업 골목상권 진출 ‘탐욕’과 손학규 정계은퇴>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 가운데 한 부분이다.

사실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 대표는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 토굴에서 은거생활을 한지 이미 1년이 넘어선 상태다. 통상적이라면 그는 지금쯤 국민들 뇌리에서 잊힌 존재가 되었을 것이다. 국민은 1년 이상 정치활동이 전무한 정치인들에게까지 관심을 가질 만큼 여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손 전 대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되레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깊어가는 모양새다.

실제 이날 방송된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도 손 전 대표가 화제에 올랐다.

지난 주말 광주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호남지역 출신 국회의원 17명과 만찬 회동을 하면서 손학규 전 대표를 거론했다는 것이다. 또 다시 손학규를 ‘구원투수’로 생각하고 있다는 뜻일 게다.

어디 그뿐인가. 고(故) 박상천 전 의원의 빈소에 손 전 대표가 참석한 것을 두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기도 했다.

당시 손 전 대표와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 김부겸 전 의원 등의 문상시간이 우연히(?) 일치했고, 그래서 3명이 나란히 같은 자리에 앉았던 모양이다.

그 때 그 모습을 바라보던 임채정 전 국회의장이 ‘이거 신당 창당하겠네?’라고 말했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파안대소 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웃지 않았다는 거다.

이에 대해 사회자가 “저는 이 이야기 듣고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비밀 연애를 하는 사내 커플이 있는데, 상사가 회식자리에서 ‘둘이 잘 어울린다’고 하면 안 사귈 때는 농담으로 넘어갈 텐데, 진짜 사귀면 분위기 싸해지는 거다. 이게 좀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치셰프’로 출연한 양지열 변호사는 “본인들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그렇게 되는 것 같다”며 “제가 어느 신문에서 보니까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가 엘리베이터를 탄 시간은 한 4분 정도 차이라고 한다. 이게 우연일 수 있는데, 우연이 자꾸 왜 겹칠까. 저는 이때 쓰고 싶은 말이 시대정신이라는 말”이라고 동의를 표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연애할 때 쓰던 수법이라며 “제가 사귀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주변에 둘이 사귄다고 소문을 내는 거다. 그리고 나는 저희는 안 사귄다고 계속 부인을 하는 거다. 그러면 이 사람이 자꾸 신경을 쓰다가 결국에는 저랑 사귀게 되더라. 본인들의 의사가 어떤지 모르겠지만 주변에서 자꾸 이러면 뭔가 바람이 불어진다. 뭔가 생각하는 게 있으니까 안 웃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또 다른 ‘정치셰프’로 출연한 이상휘 위덕대학교 부총장은 “정치에서는 우연히 만났다고 하더라도 분석을 해보면 필연이 되는 거다. 세 사람이 만난 그 그림 자체가 의미심장하다”며 “유승민은 새누리당에서 가장 포커스를 받고 있는 인물이고, 김부겸 의원도 마찬가지이고, 손학규 전 지사도 마찬가지이다. 중도 신경 개혁에 깃발을 올릴 수 있는, 아주 적합한 인물들”이라고 가세했다.

물론 출연진들의 이런 생각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일 뿐, 실제 손학규 전 대표의 생각과는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의 정계복귀 가능성을 높게 보지만 손 전 대표는 주변 사람들에게 아예 정치의 ‘정’자도 꺼내지 못하게 한다고 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손 전 대표가 신당론의 중심인물로 거론되는 것을 보면 지금 정치권의 돌아가는 모습이 아무래도 정상은 아닌 것 같다.

어쩌면 국민은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을 바로 잡는 적임자로 ‘손학규’를 꼽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앞서 “온갖 구구한 변명으로 자신의 패배를 미화하며 재기를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인들의 추한 모습인데, 손학규 고문은 그러한 탐욕으로부터 과감하게 물러났다”고 평가한 것처럼, 손 전 대표의 ‘무욕(無慾)’이 국민의 사랑을 받는 원동력일 것이다.

이는 4.29 재보궐선거의 완패에도 불구하고 대표직을 내려놓지 못해 ‘탐욕(貪慾)의 상징’이 되어버린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행보와는 너무나 대비되는 모습 아닌가.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하승 고하승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