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 "올해는 최고의 해, 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서문영 /   / 기사승인 : 2015-12-09 15: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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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축구 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8일 오후 2시 종로구에 위치한 아산 정책연구원에서 "걱정 말아요, 한국 축구" 송년 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2015년 한국 축구를 결산하는 동시에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풀어보았다.

이 자리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2015년을 '큰 만족감'이라고 표현했다. 또 "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선수들 모두 자신감을 가지고 2016년에 임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한국 축구는 올해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슈틸리케호는 부임한지 100일도 안 된 상황임에도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을 차지했고 동아시안컵에서는 우승컵을 들어올렸으며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서는 6연승을 기록했다. 더불어 연간 최다승 역대 2위, 1980년 이후 연간 최고 승률인 80% 기록 등 많은 기록을 갈아치우며 한국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슈틸리케 감독은 국민적인 성원을 받고 있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슈틸리케 감독을 향해 한국 축구 팬들은‘갓틸리케’라고 부르며 거스 히딩크 감독이후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슈틸리케 감독이 2015년을 기념하기 위해 송년 기자 간담회를 마련했고 자신의 한국 생활부터 가족 그리고 축구에 대한 철학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다음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의 일문일답.

- 월드컵 최종예선에 대한 준비는

올해 보여줬던 좋은 모습이나 기록을 바탕으로 선수들이 자신감이 생겼다고 평가한다. 이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강팀을 상대해야 한다. 쉽지 않을 것이지만 강팀을 만난다고 변하면 안 된다. 수비라인을 올리고 강한 전방 압박을 통해 경기를 지배하고 공을 오래 소유하며 코너킥 횟수, 득점 기회 등을 많이 기록해야한다. 우리는 우리의 축구 철학을 유지해야 한다.

- 유럽파 선수 중 소속팀에서 잘 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들에 대한 고민은

지금 답변하기는 어려운 문제다. 때마다 지도자가 판단을 내려야 한다. 유럽리그에서 뛰는데 경기에 자주 나오지 못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K리그에서는 매 경기 나오는 선수가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못 뛰는 선수를 대체할 선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고 있음에도 대표팀에 불렀다면 그런 능력을 갖춘 선수라는 것을 경기장에서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 최고의 골, 경기, 최고의 말과 최악의 순간을 꼽자면

최고의 골은 작년 코스타리카전에서 선수 10명이 모두 플레이에 관여해 볼터치한 뒤 이동국이 득점을 기록한 것이 팀플레이로 봤을 때 우수한 골이다. 최고의 말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여러분들이 뽑아주시는게 좋을 것 같다. 최악의 순간은 아시안컵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이다. 이 경기는 우리에게 행운이 따랐다. 최고의 경기는 전술적으로는 동아시안컵 중국전, 경기력 면에서는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이다.

- 아시안컵 이후 선수들을 자랑스러워해도 좋다고 말했다. 자신은 어떤가

한국 축구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다. 감독직을 제의 받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자랑스러웠다. 경기나 대회의 성적이 좋으면 더 희열을 느낀다.

- K리그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다. K리그를 보면서 느낌점과 발전에 대한 생각은

내년에도 똑같이 K리그를 보러 다닐 것이다. 대표팀 감독으로서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최대한 많은 경기를 보고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많은 선수를 봐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우리는 항상 경기장에 있다. 우리가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 좋은 활약을 보이면 또 발탁될 수 있다.
K리그를 논하기 전에 유럽축구와 한국축구의 차이점을 말하고 싶다. 내 경우 어렸을 때부터 클럽 시스템을 통해 성장했는데 한국은 학원 축구가 아직 남아 있는 것 같다. 또 구단을 이끄는 리더(구단주 등)들이 축구인이 아닌 경우가 많다. 축구를 잘 아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용병으로 영입했는데 절반도 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점들도 축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결정권을 갖고 있어 생기는 거라는 생각도 든다.
경기장 상태도 너무 좋지 않다. 축구에 대한 애정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관중도 부족하다. 전북 외에는 투자도 관중도 줄고 있다. 복합적인 아쉬움이 있다.

- 한국 축구는 정말 걱정이 없나

올해 20번의 A매치를 치르면서 16승 3무 1패라는 성적을 남겼다. 이런 과정으로 팬들의 기대치가 높아질 것이다. 선수들은 패하면 안된다는 압박감도 가질 수 있다. 내년이 더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다. 이런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게 목표이며 과제다.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 올해를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큰 만족감이다. 선수들에게는 대단히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 선수들은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로 많은 것을 해줬다"

- 2016년 목표는

내년에도 우리의 철학과 플레이를 유지하고 경기를 잘 해야 한다. 좀 더 젊은 선수들이 도약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이재성이 좋은 예라고 하겠다. 많은 활동량과 적극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공격적인 부분의 능력이 더욱 배가 돼 위협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 끝으로 팬들에게 한 말씀

"유럽에서 크리스마스는 가장 의미있는 시간이다. 크리스마스 때에는 지난 1년을 돌이켜보고 평화를 기원하며 좋은 인간관계를 기원한다. 난 항상 '왜 크리스마스가 돼야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갖나'라는 생각을 했다. 또 세계적으로 테러 위협이 큰데 내년에도 아무 위험 없이 좋은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이런 게 축구보다 더 중요한 거라 본다. 아무 탈 없이 좋은 모습으로 건강하게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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