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김종인, 개헌 재점화...제3지대 탄력받나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6-09-25 12: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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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가 최근 개헌을 재점화하고 나서면서 이를 매개로한 ‘제3지대론’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대표와 김 전대표가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지만 그 추진 세력에 대해선 견해를 달리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정현 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합리적 보수와 급진 진보 세력이 헤쳐 모이는 정계 개편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며 "개헌이 정계 개편의 핵폭발을 일으키는 뇌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종인 전 대표도 정의화 전 국회의장,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조찬모임을 갖고 개헌과 정계개편 관련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지면서 친박, 친문을 제외한 중도 세력 중심의 정계 개편론을 구상하는 세력들로 개헌추진의 동력을 삼으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25일 “야권 중도파 중심으로 논의됐던 정계 개편론에서 여권 주류인 친박은 친문과 함께 배제 [대상]이었으나 이정현 대표가 최근 개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대표와 친박의 구상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을 허물고 새 집을 짓는 '제3지대론'이 아닌 새누리당 중심의 정계 개편”이라며 "영남권 중심의 여당에 보수·중도적 호남 세력을 포용해 규모를 키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야권의 후보 단일화 전략에 맞선 새누리당발 단일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김종인 전 대표는 "안철수 의원이 자꾸 3지대라고 하니까 헷갈려니 나는 비(非)패권 지대라고 하겠다"면서 "특정인이나 특정 정당을 포커스로 맞춘 게 아니다"라고 밝혀 개헌 추진에 친박과 친문 패권세력과 같이 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김 대표는 최근 측근들에게 "문재인 전 대표나 안철수 의원은 내각제 개헌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같이하기 힘들다"며 "개헌 추진 세력은 여야의 당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개헌 논의를 매개로 새로운 흐름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헌을 매개로 하는 제3지대에 안철수 전 대표와 국민의당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한편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개헌 필요성을 제기하는 정치권의 세규합이 여야와 원내외 구분 없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면서 개헌 이슈 세력화로 정계개편을 꿈꾸는 이른바 ‘제3지대’에 정치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 중진의원을 중심으로 한 ‘20대 국회 개헌 추진 국회의원 모임(이하 개헌모임)’에는 현재 여야 의원 185명이 가입했고 15명만 더 모으면 개헌안의 의결 정족수(재적의원 3분의 2)인 200석 돌파가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또한 여야 원외 유력인사 150여명으로 구성된 ‘나라 살리는 헌법개정 국민주권회의’에는 김원기ㆍ임채정ㆍ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유인태ㆍ조해진 전 의원,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 이석연 전 법제처장, 인명진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종인 전 대표는 기조 강연을 통해 자신의 개헌론과 정계개편론에 대해 일부 소개했다.

그는 "개헌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 현 정부에서 어렵다면 차기 정부에서라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기가 반으로 줄더라도 국가를 위해 개헌을 하겠다는 대통령 후보가 필요하다"며 "이에 대한 입장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정당, 대권 후보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20대 국회 임기(2020년 5월) 안에 내각제나 분권형 개헌을 하게 되면 내년 대선에서 뽑히는 대통령은 새로 선출되는 국회의원과 4년 임기를 맞추기 위해 2020년 5월에 조기 퇴임하는 공약을 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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