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박지원, ‘사면초가’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6-10-06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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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직-독단에 당내 비난 여론비등...‘폭로전’으로 포화 맞기도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6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안팍의 공세로 사면초가에 내몰린 형국이다.

지난 6월 당의 총선 홍보비 비리 파문으로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사퇴하면서 비대위원장을 맡아온 박 위원장은 최근 '9일 비대위원장 사퇴'를 공언한 바 있다.

국민의당은 오는 28일 신임 비대위원장을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 제·개정 작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박 위원장에서 다른 분으로 교체하는 논의를 하고 있다”며 “오는 28일, 비대위에서 신인 비대위원장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임 비대위원장은 12월 말로 전망되는 전당대회일까지 2개월여 동안 당을 관리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은 오는 24일 오전 8시 의원총회를 열어 전체 의원들 및 당 중진들의 의견을 모두 수렴, 취합할 예정이다.

그러나 임무를 마치고 떠나는 박위원장에 대한 당내 시선이 곱지 않다.

실제 그동안 박 비대위원장이 당을 대표하는 비대위원장 직과 원내 사령탑인 원내대표직 등 두 대표직을 독점하면서 사실상 의사결정을 독단적으로 진행한 데 대한 당내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같은 당 황주홍 의원은 전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공당과 사당 사이'라는 제목의 '재선일지'에서 의원총회에 개인행사 때문에 일찍 자리를 떠난 박지원 비대위원장을 향해 "우리 당의 모든 결정권과 모든 논의가 그 분 한 분에게 사실상 독점되어 있다시피 한데, 그 위치에 있는 분이 안 계시니, 여기서 얘기를 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직격했다.

그는 특히 "국민의당이 특히 최근 들어, 한국 정치에 평화를 가져오기 보다는, 오히려 갈등과 분열을 가져오는 최선봉에 서있는 것 같은, 그런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는 박 위원장이 최근 청와대를 향해 ‘폭로전’을 벌이는 것과 북한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박 위원장은 "대통령이 사저를 준비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합법적인 기관에서 준비하는 게 옳지, 정보기관에서 총무비서관 지시로 준비하는 게 옳으냐"고 따졌다가 청와대로부터 "박 대통령은 퇴임 후 삼성동 사저로 되돌아가기로 하고 관련법에 따라 현재 경호실과 국정원 등 유관 기관 간에 보안·경호 등 안전상의 문제점에 대해 협의가 진행 중에 있다"며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국정원에 지시해 사저를 준비하고 있었다는 박지원 의원의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고 민생을 돌본다고 하면서 정치 공세를 펴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는 핀잔을 들어야 했다.

또 박 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국군의 날 기념사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을 압박하는 게 아니라 선전포고 아니냐'고 북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당 모 의원은 이날 “박 비대위원장직은 물론 원내대표직까지 내려놓아야한다”며 “혹시 원내대표를 계속 유지하면서 원내를 장악하다가 올 겨울로 예정된 당 대표에 나가려는 욕심을 보인다면 만만치 않은 당내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 했다.

당 관계자 역시 “박위원장이 전대를 발판으로 대선에서 킹메이커로 나서려는 꼼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일찌감치 포기하길 바란다"며 “현실적인 영향력 유지를 계획하기 보다 마음을 비우고 일선에서 물러나는 처신만이 모두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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