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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북한 인권결의안을 기권하기로 결정하기 전에 북한에 의견을 물어봤느냐?"
이 간단한 질문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여전히 직접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질문조차 하지 말라는 태도다.
실제 그는 ‘송민순 회고록’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 질문은 안하기로 했죠? 오늘 여기에 국한해주세요."라며 짜증을 부렸다.
어디 그뿐인가. 심지어 그는 자신이 대권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가니까 자신을 흠집 내려한다는 취지의 거만한 말을 서슴지 않았다.
이것이 이른바 ‘송민순 회고록’ 사건을 대하는 문재인 전 대표의 대응방식이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회고록에 북한 인권결의안과 관련해 2007년 11월 18일 안보장관회의 뒤 북한 의견을 듣고 20일에 최종적으로 기권이 결정됐으며, 문재인 전 대표가 당시 비서실장으로서 이를 주도했다는 취지의 기록을 남겼다.
그렇다면 문재인 전 대표는 이런 기록이 사실인지 아닌지 그 진위여부만 분명하게 밝히면 될 일이다. 그런데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그때 당시 사람들에게 물어보라”며 ‘횡설수설’하고 있느니 참 답답할 노릇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북한 인권결의안 결정 당시 비서실장이자 현재 야당 유력대선주자로서 송민순 전 장관의 회고록에 대한 진실을 밝힐 책임이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해 답변은 하지 않은 채 이 문제에 느닷없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끌어들이는가하면, 지금은 자신의 입장이 찬성인지 기권인지에 대해서도 오락가락하며 말을 바꾸고 있다.
오죽하면 김재수 농림부장관 해임건의안 표결당시 더민주와 ‘찰떡궁합’을 이루었던 국민의당이 19일 공식 논평을 통해 “(문재인은)중요한 통치행위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억이 안 난다며 무책임하게 대응하고, 묻지 말라는 식으로 불통행위를 이어가고 있다”며 “빨리 진실을 밝히고 지루한 정쟁을 끝내라”고 쏘아붙였겠는가.
같은 야권 대선 주자인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문 전 대표께서 진실을 밝혀서 빨리 정리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거들고 나섰다.
물론 더민주에선 아직 공식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문재인 전 대표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있다. 같은 당 소속의 유력대권주자를 대놓고 비판하는 게 상당히 부담스러운 탓일 게다.
하지만 속마음까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 안희정 충남지사가 회고록 파동으로 코너에 몰린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자기성찰을 주문해 야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안 지사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 전 대표를 향해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다면 그 이상의 자세가 필요하며 스스로에 대한 깊은 고해성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민순 회고록’으로 문 전 대표가 여권의 총공세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안 지사의 이같은 발언은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당장 새누리당이 안 지사의 발언을 활용해 문 전 대표를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러자 안 지사는 즉각 SNS를 통해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문 전 대표에게 죄를 묻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인은 역사와 국민 앞에 바로 서 있어야 한다는 뜻에서 고해성사를 언급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안 지사가 정말 자신의 발언이 정치적으로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모르고 그렇게 말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다분히 의도된 발언으로 ‘문재인과 차별화’를 의식한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침몰하는 문재인의 손을 잡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문재인 대세론’은 지금 크게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대안이 절실한 시점이다. 야권지지층은 그 대안으로 안희정 충남지사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눈여겨보고 있는 것 같다. 온라인상에서 최근 안희정 지사 팬클럽과 손학규 전 대표 팬클럽의 회원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게 그 반증이다.
실제로 19일 오후 2시 30분 현재 밴드에는 단일팬클럽으로는 ‘반딧불이(반기문 팬클럽)’, ‘국민속으로(문재인 팬클럽)’, ‘안희정과행복한동행(안희정 팬클럽)’, ‘손사모(손학규 팬클럽)’ 등 4명의 대선주자 팬클럽만 유일하게 밴드회원 1000명 선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손사모’의 경우 밴드가 만들어진지 이제 3개월밖에 안됐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타 안철수 팬클럽 ‘안전모’와 박원순 팬클럽은 800명대이고, 오세훈 팬클럽 ‘오세훈아끼미’와 김부겸 팬클럽 ‘우리사랑 김부겸’은 900명대, 김무성팬클럽 ‘무대로스타’는 600명대, 이재명 팬클럽 ‘이사모’는 500명대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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