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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더불어민주당 비주류와 국민의당 등 야권을 중심으로 논의됐던 이른바 '제3세력'이 정치권 전체 영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비주류가 집단탈당계를 작성하고 가칭 ‘보수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 보수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인 정병국 의원은 22일 "27일 분당 선언을 하면 바로 원내교섭단체로 등록을 하고 이후 창당 작업에 속도를 내서 내년 1월20일까지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차기 대선을 ‘개헌 대 반개헌 구도’로 치러야하고, 만약 개헌이 안 될 경우 신당이 개헌에 뜻을 같이하는 세력과 연대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들 보수신당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합류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보수신당파 황영철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탈당한 의원들 중 반 총장과 상당부분 소통을 하고 있는 의원들이 있다"며 "우리들끼리 내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보수신당파의 이야기를 종합해 볼 때 내년 대선은 개헌 대 호헌 세력의 대결이 예상되며, 반 총장을 영입해 개헌 대선주자로 내세우겠다는 뜻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역시 차기대선은 대선은 ‘개헌 대 호헌’ 구도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은행로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국가미래연구원·경제개혁연구소·경제개혁연대 합동 토론회 '보수와 진보, 함께 개혁을 찾는다'에서 “개헌은 개혁이고 호헌은 기존체제를 수호하려는, 기득권세력·특권세력·패권세력을 지키자는 것”이라고 규정한 후 “개헌을 이긴 호헌은 없다”고 단언했다.
특히 그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호헌파 세력이 시간적 제약을 이유로 개헌을 반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개헌 시간은 충분하다. 이는 의지와 결단의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 소재 조선대에서 국민주권개혁회의 광주전남 시국보고회를 연다. 국민주권개혁회의는 손 고문이 개헌을 위한 세력을 모으기 위해 구성을 추진 중인 조직체다. 정계복귀 일성(一聲)으로 ‘제 7공화국’ 건설이라는 화두를 던진 그는 낡은 6공화국체제의 유산인 ‘제왕적대통령제’의 폐단을 척결해야 한다는 의지가 남다른 것이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비노계가 합류할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당 내 약 20여명에 달하는 손학규계는 물론,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 박영선·김부겸 의원 등 유력인사들도 '87년 체제'의 핵심인 '제왕적 대통령제'와 '소선거구제' 때문에 영호남 지역 패권 정치와 진보·보수의 극한 대립이 반복되고 있어 개헌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탓이다.
따라서 반기문총장과 손학규 전 대표가 친박.친노 패권세력을 제외한 이른바 ‘개혁지대’에서 ‘개헌’을 연결고리로 후보단일화에 나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게 됐다.
문제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여기에 합류 하는가 여부다.
국민의당은 기본적으로 친박.친노 패권주의에 반발해 탄생한 제3정당이기는 하지만 개헌에 대해선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은 다음 주 개헌을 당론으로 정할 방침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다음 주 의원총회를 열고 개헌을 당론화하는 논의를 할 것"이라며 "개헌에 소극적이던 안철수 의원도 이런 입장에 동의했기 때문에 당론으로 확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전날 중진 의원 회의를 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김동철 비대위원장 같은 경우는 “대선 이전에도 개헌이 가능하다”며 적극적인 개헌논의를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개헌논의에 부정적이었던 안철수 대표도 최근 개헌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날 안철수 대표는 느닷없이 개헌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철수(撤收)’하고 말았다.
실제 안 전 대표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보수와 진보, 함께 개혁을 찾는다’ 토론회에서 “지금은 구체제 청산을 위한 개혁에 집중해야 할 때”라면서도 “대선 전 개헌에는 반대”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반기문 손학규 안철수 등 3인방이 ‘개헌경선’을 치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 문제는 경제다. 그 문제를 해결하려면 ‘제왕적대통령제’의 낡은 6공화국체제를 끝내야만 한다. 그래야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고, 독자적인 첨단기술을 지닌 중소기업을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으며, 그것이 젊은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바탕이 되는 것이다. 개헌 없는 경제는 허구이고, 거짓이다.
이제 국민은 기득권 세력이 판치는 낡은 체제를 끝장내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를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 부디 이런 염원이 일부 정치인들의 대권 욕심 때문에 짓밟히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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