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표를 수장으로 하는 친문패권세력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민주당 대선후보경선은 결국 '이래문'(이래도 저래도 대선 후보는 문재인)이 될 것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마디로 민주당 내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한 다른 대선주자들은 ‘페이스메이커’아니면, 문재인 잔치를 위한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선 국면에서 이른바 '개헌저지보고서' 파동이라는 친문패권주의와 당 지도부의 편향성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개헌저지보고서는 아직 경선을 치르지도 않은 상황임에도 문재인 전 대표가 당 대선주자로 선출된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런데도 당 지도부는 민주정책연구원에 기관경고 조치를 하는 선에서 마무리 짓기로 했다.
마치 어차피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후보가 될 텐데 그게 무슨 문제냐는 식이다.
이에 대해 당내에서 초선의원들이 성명서를 내고 당 지도부를 비판한 데 이어 이종걸·변재일·이상민·정성호 의원 등 당내 비주류 중진의원들도 지난 13일 직접 당대표실을 찾아 추미애 대표에게 조치가 적절하지 않았음을 지적하면서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지만 추 대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중진의원들과 추미애 대표의 면담과정에서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의 캠프와 민주연구원간 '회전문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실제 민주연구원 소속 김용익 원장과 진성준 부원장이 언제든지 문 전 대표의 캠프로 가겠다고 당에 요청했고 추 대표가 이를 알고도 두 사람을 보임했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이종걸 의원이 “당의 공조직이 (특정) 캠프의 친밀도 있는 인사로 인해 움직이는 것이 공정성 측면에서 큰 문제가 없다고 하는 생각이 당 지도부 내면에 깔려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지적했겠는가.
물론 필자가 판단하건데 더민주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패배하는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은 0%다. 사실 당원 투표 비중이 커지면 민주당 대주주인 문 전 대표에게 유리하다. 일반 국민 참여 비율을 높이는 모바일 투표의 경우 역시 '모바일 지지층'이 두꺼운 문 전 대표가 유리하다.
당원투표율을 높이든, 아니면 모바일투표율을 높이든 무조건 문 전 대표가 유리하다는 말이다. 다른 주자들은 ‘들러리’에 불과한 셈이다.
그래서 ‘이래문’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공당이라면, 적어도 형식상으로는 ‘공정성’이 담보돼 있는 것처럼 보일 필요가 있다. 비록 다른 대선주자들이 ‘들러리’로 전락할지라도 겉으로는 그렇지 않은 것처럼 보여 줄 필요도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당 지도부의 ‘문재인 편들기’는 너무 노골적이다. 경선일정도 그렇다. 서둘러도 너무 서두른다는 느낌이다. 실제로 15일 민주당 대선 경선 규칙을 마련 중인 당헌당규강령정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주 내 당 경선룰 가안을 확정한 뒤, 설 연휴 전에 경선룰과 경선 후보 등록을 마친다고 한다. 마치 ‘번갯불에 콩 볶듯’하고 있다.
물론 그렇게 해서 문재인 전 대표에게 일찌감치 잔칫상을 진상하겠다는 추미애 전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의중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서둘러 경선을 통과한 문 전 대표가 반드시 본선에서 승리한다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다.
단순히 현재 나타난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만 믿고 그렇게 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지금 여론조사는 대체로 10여명 이상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대통령 선거에 그들이 모두 출마하는 경우는 없다. 압축되고 압축되어 최종적으로는 양자 대결이 이뤄지거나, 3자구도 혹은 4자구도가 될 것이다. 그 과정에 ‘정계 빅뱅’이 일어날 것이고, 그러면 현재의 지지율은 아무 의미가 없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여론조사 응답률은 10%도 안 된다. 나머지 ‘침묵하는 90%’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는 게 여론조사다. 더구나 응답했더라도 ‘지지후보 없다’는 응답이 무려 30%안팎에 달하고 있다. 그들은 정계 빅뱅을 통해 새로운 주자가 급부상하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대선은 안정을 추구하는 50대 이상의 표심이 당락을 좌우한다는 측면에서 주로 젊은 층의 지지를 받는 문 전 대표에게 그다지 유리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15일 헤럴드경제가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을 통해 지난 16대 2016년 말까지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의 인구자료를 통해 유권자 수를 살펴본 결과(19세 제외)에 따르면, 60세 이상 유권자는 1117만4714명으로 집계돼 역대 대선 중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전체 유권자중 6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매년 증가해 15대 때 전체 유권자중 14.47%에 불과했던 60대 이상 유권자 수는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16년 말 기준으로 26.18%까지 늘어났다. 50대도 20.16%에 달했다. 결국 이번 대선은 50대 이상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번 탄핵정국에서 오락가락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던 문 전 대표가 ‘안정’을 추구하는 50대와 60대 이상의 노년층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나 통할 법한 ‘이래문’이 어쩌면 본선에선 독(毒)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