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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시리즈에서 지팡이 장인 올리밴더로 등장한 존 허트는 췌장암 투병 끝에 지난 27일(현지시간) 7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그를 향한 애도의 물결이 전 세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 토요일에는 '해리포터' 의상을 챙겨 입은 영국의 팬들이 일제히 지팡이를 들고 그를 추모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문뜩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필자가 ‘해리포터’라는 별명을 붙여준 대선후보가 있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는 바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다.
당시 서울시장인 MB(이명박)는 시장재임기간 중 서울에 12만개의 일자리 만들어냈으며, 2.8%의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이를 바탕으로 MB는 ‘경제 대통령’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당시 MB에게는 도덕성 문제 등 여러 흠결이 있었지만, 노무현 정부의 무능함 때문에 경제가 침체되었고, 경제회생을 바라는 유권자들은 그의 흠결들을 덮어두었던 것이다.
그런데 같은 기간 경기도지사였던 손학규는 경기도에 무려 74만개의 일자리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7.5%의 경이로운 경제성장을 일으켰었다.
일자리는 ‘경제대통령’이라는 구호를 내건 MB의 6배가 넘고, 지역경제성장률도 MB의 3배 가까이나 됐었다. 그래서 필자는 손학규를 ‘경제의 신(神)’, 혹은 ‘경제 마법사’에 빗대어 ‘해리포터’라는 별명을 붙였던 것이다.
하지만 당시 언론은 ‘MB 대세론’에 줄을 대는 분위기였고, 그로인해 손학규의 이런 엄청난 업적은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사실 한국판 실리콘밸리라는 평가를 받는 ‘판교테크노밸리’는 손학규가 경기도지사 시절 조성한 첨단 과학산업단지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당시 노무현정부는 경기도와 성남시, 토지공사(현 LH공사)가 함께 추진하던 판교 신도시 사업에서, 경기도가 맡았던 판교 테크노밸리를 회수하려고 했다. 그런데 손학규가 도지사에 당선되지 마자 중앙정부를 찾아가 설득에 설득을 거듭한 끝에 판교 테크노밸리를 지켰고, 결국 도지사 시절 기본계획과 실시계획을 확정해 지금의 판교 테크노밸리를 조성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지금 그곳은 20만평 단지에 1100여개의 최첨단 기업이 7만2000명의 최고급 인력을 고용하고 연 매출 70조원을 생산하는 최고의 첨단기업단지가 됐다.
뿐만 아니라 손학규는 노무현을 끈질기게 설득해 휴전선 남쪽 10킬로 미터 지점인 경기도 파주에 대규모의 LG 디스플레이 단지를 조성하기도 했다.
그로 인해 당시 파주시 인구가 17만이었는데 지금은 42만으로 크게 늘었다.
그 과정 역시 순탄치는 않았었다.
손학규가 당시 LG 디스플레이 단지조성을 위해 중앙정부와 얼마나 많이 싸웠으면, 준공식 때 노무현 대통령이 축사 초두에 “손 지사님, 이제 만족하십니까?”라고 말했겠는가.
당시 그는 경기도지사로 청와대 홈페이지 참여마당 신문고에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만들기를 위한 긴급호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국내 첨단대기업의 수도권내 신·증설과 관련한 노무현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었다.
실제 그는 당시 호소문을 통해 “LG-필립스 협력기업 4개사가 파주에 3조 5000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지만 국내 첨단대기업에 대한 수도권 규제 때문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면서 “직·간접 고용으로 2만여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6개 기업들의 투자가 정부 처분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일자리 하나를 위해 1000장의 이력서를 제출한다는 청년들의 서글픈 현실을 생각하면 가슴을 치고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결국 노무현도 그의 애절한 설득에 두 손을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단순히 손학규가 이룩한 성과만 놓고 본다면, ‘경제 마법사’라고 할 만 하지만 그 과정은 이토록 피를 토하는 절절한 아픔이 있었던 것이다.
마치 해리포터가 엄청난 수행의 과정을 통해 최고의 마법사가 되었던 것처럼.
만일 당시 그가 대통령에 당선 되었더라면, 지금 취업문제로 고통 받는 청년들의 아픔이 조금은 덜어졌을지 모른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아직도 늦지 않았다.
아무 검증된 실적도 없이 입으로만 떠벌리는 ‘경제대통령’보다 마법과 같은 놀라운 실적을 보여준 ‘경제마법사’, 해리포터 손학규가 정계복귀를 선언한 까닭이다.
어쩌면 이번 대선은 손학규는 물론 우리 유권자에게 주어진 경제회생을 위한 마지막 ‘마법의 기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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