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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1일 당명 개정 논란과 관련 “일부 언론에 저의 의사가 잘못 전달되어 국민의당이 당명 개정을 수용한다고 보도되었습니다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라며 적극해명에 나섰다.
그런데 박 대표의 이런 해명이 좀 황당하게 들린다.
지금 국민의당은 제3지대 세력을 확대하기 위해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및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과 연대 연합을 추진 중이다.
특히 손 의장 측과 국민의당은 이달 중순쯤 국민주권개혁회의와 국민의당 통합을 마무리 짓기로 하고 이미 실무사항을 협의에 돌입한 상태다. 통합이 성사될 경우, 국민의당 18만여명의 당원에 국민주권개혁회의 11만 여명의 회원이 하나의 거대한 세력으로 뭉치게 되는 셈이다.
이것은 4.13 총선 이후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국민의당에 있어선 그 늪을 빠져나올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회다.
사실 지금 국민의당은 위기에 봉착했다.
물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가는 곳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중도하차할 것이고, 그러면 결국 자신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양자대결로 대선이 치러져 자신이 문 전 대표를 이길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하지만 솔직히 현재의 지지율만을 볼 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희망사항에 불과해 보인다.
실제 현재 국민의당과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은 경쟁 대상인 더불어민주당이나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과 비교할 때 너무나 초라하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0%를 상회하고 있는데 반해 현재 국민의당 지지율은 10%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설사 안 전 대표가 국민의당 후보로 확정 된다고 해도 20%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심지어 박근혜대통령탄핵소추안 가결로 ‘폐족’이 되어버린 여권후보에게도 밀릴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국민의당의 입지를 탄탄하게 만들어 주었던 호남민심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호남에서도 정당 지지율은 이미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당을 앞서고 있으며, 특히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은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보다 더블스코어로 앞섰다.
여론조사가 정확한 것은 아니라고 해도 이 정도면 국민의당이나 안 전 대표가 호남에서도 확실하게 민심을 붙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국민의당은 국민에게 수권정당의 면모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동안의 지지부진한 ‘국민의당’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정당으로 탈바꿈 한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 가장 좋은 방법은 당명개정이다.
사실 지금의 국민의당은 ‘안철수당’이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국민에게 각인돼 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리기 위해서라도 당명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4.13 총선 당시 정당 지지율에 있어서 더불어민주당을 능가했던 국민의당이 몰락한 것은 ‘안철수 사당(私黨)’이라는 국민 인식이 한몫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거대 양당 세력 사이에 끼인 ‘미니정당’이라는 기존의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우리 세력이 커졌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그 방법으로서 당명개정보다 더 효율적인 것이 어디 있겠는가.
물론 당명을 개정하는 게 생각처럼 단순한 일은 아닐 것이다. 간판을 교체하는 비용도 들어 갈 것이고, 상당한 수고도 따라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 때문에 우리가 ‘수권정당’으로 새롭게 거듭났다는 사실을 국민에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박탈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혹시 모르겠다. 당 지도부가 ‘정권창출을 아예 포기하고, 현재의 ’미니정당’으로 만족한다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게 아니라면 지금 당장 당명개정부터 논의해야 한다.
국민의당이 당명개정 논의를 거부하는 모습은 마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지난 달 16일 "홀로 하려니 금전적인 부분부터 빡빡하다. 현재는 당이 없다보니 다 내 사비로 모아놓은 돈을 쓰고 있다. 종국적으로는 어떤 정당이든 함께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과 같은 어리석은 행위다. 그 말 한마디로 반 전 총장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듯이 당명개정 거부로 국민의당과 안 전 대표가 비슷한 길을 가게 될까봐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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