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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영황 '싱글라이더' 포스터) |
‘싱글라이더’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강재훈(이병헌)이 부실 채권사건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사라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재훈은 어느날 갑작스레 터진 대형 부실 채권 사건으로 한순간에 모든 걸 잃는다. 잘나가던 증권회사 지정장이었던 그는 주변사람들의 신뢰를 잃고 죄책감에 괴로워한다. 그러던 중 문득 호주 시드니에 있는 가족을 보기 위해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영화는 모든 걸 잃어버린 남자 재훈의 시선을 따라가며 서서히 전개된다. 호주 시드니라는 이국적인 풍경 속 검정 수트 차림의 재훈의 모습은 ‘있지 말아야 할 곳’에 온 사람 같은 동떨어진 느낌을 준다. 재훈의 발걸음은 그의 아내 수진(공효진), 진우의 집 앞에 멈춰 선다. 하지만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수진의 모습을 본 재훈은 가족 앞에 모습을 선뜻 드러내지 못한다.
재훈으로 분한 이병헌은 모든 걸 잃어버린 남자의 허망한 심정을 섬세한 감정연기로 표현해내며 극을 완벽히 이끌어나간다. 하지만 다소 잔잔하게 흘러가는 전개는 이병헌의 탄탄한 내공연기만으론 관객들을 몰입시키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감성드라마라는 장르적 기대감이 큰 탓일까. 점점 드러나는 영화의 반전 역시 다소 진부하다.극 초반부터 장면마다 결말에 대한 단서들을 조금씩 보여준다. 여러 가지 복선을 통해 눈치 빠른 관객이라면 상영 15분 만에 결말이 예상가능 할 정도다.
재훈네 가족 외 등장하는 주요 인물은 호주에서 2년간 농장 일을 하면서 고생스럽게 돈을 벌며 살아가는 워홀러 유진아(안소희)다. 그는 난처한 상황 속에 놓이자 재훈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유진아로 분한 안소희와 이병헌의 신선한 조합이긴 하다. 하지만 안소희의 연기변신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다소 실망감을 안고 자리를 떠날 수도 있다.
‘싱글라이더’의 주요 배경으로 나오는 호주 시드니. 기존의 한국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는 보기 힘든 대규모 로케이션을 자랑한다. 호주의 랜드마크인 허버 브릿지부터 오페라 하우스, 본다이 비치 등 아름다운 영상미로 관객들을 눈길을 사로잡는다. 시각적인 면만 봤을 땐 볼거리가 충분히 있다. 흘러나오는 감각적인 OST도 아름다운 영상미가 주는 여운을 더 깊게 만든다. 눈부신 영상미 속에 장르가 줄 수 있는 특유의 짙은 감성과 진정성이 잘 녹아들었냐는 부분에선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싱글라이더’는 그간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월메이드 감성드라마를 표방했지만 장르적 활력을 불어넣기엔 인공호흡기가 더 필요해 보인다.
한편 ‘싱글라이더’는 오는 2월 22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9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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