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에 집착하는 안철수 왜?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7-03-01 15: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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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측과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 측이 대선후보 경선룰을 놓고 정면충돌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1일 “안철수 전 대표 측과 손학규 전 대표 측, 천정배 전 대표 측 대리인들이 어제(28일) 경선룰TF회의를 열고 마라톤협상을 벌였지만 의견일치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한번 그 속을 들여다보자.

일단 세 명의 후보 모두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에 대해선 동의하고 있는 상태다.

아울러 너무 문제가 많아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조차 “관리를 못 한다”는 입장을 천명해왔던 ‘모바일투표’를 배제한다는 원칙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형성된 마당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안철수 전 대표 측이 여론조사에 집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안 전 대표 측은 현장투표 40%+여론조사 30%+공론조사(배심원제) 30% 반영을 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면 안 전 대표 측이 제시한 공론조사라는 게 대체 무엇일까?

배심원단을 무작위로 선출해 그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자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결국 안 전 대표는 현장투표는 40%만 반영하고, 여론조사 결과를 60% 반영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손학규 전 대표 측은 현장투표를 100%하는 것이 선거의 기본원칙이지만 안철수 측의 주장대로 만일 배심원단이 필요하다면, 공정을 기하기 위해 배심원단 추천을 각 캠프별 3분의 1씩 균등하게 분배한 뒤 그들 앞에서 후보들 모두가 자신의 정책을 발표하고, 배심원단이 현장에서 투표를 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 TF단장인 이용호 의원이 현장투표 70%와 여론조사와 배심원제를 혼합한 공론투표 30%를 각각 반영하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양측 모두 반대했다.

이후 손 전 대표 측은 현장투표 90%+공론투표 10%, 혹은 TF단 중재안에 따른 공론투표 30% 시행하는 절충안을 추가로 제안했지만 안 전 대표 측이 일축했다.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안철수 전 대표가 여론조사에 집착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충격적이다.

지난 4.13 총선을 통해 이미 여론조사가 정확하지 않다는 게 입증된 마당이다. 여론조사에는 침묵하는 다수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맹점이 있기 때문이다.

만일 지금 각 여론조사 기관을 통해 나오는 결과가 맞는 것이라면 안철수는 결코 문재인의 적수가 못된다. 실제 문재인과 안철수 가상대결에서 안철수가 무려 20% 안팎의 큰 격차로 뒤진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속출하고 있다. 그런데도 안철수는 입버릇처럼 “문재인과 안철수가 맞붙으면 이길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왜, 그런 말을 하는가. 헛소리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본인 스스로 여론조사 결과가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일 게다.

그런데 정작 경선룰 제정에 있어선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여론조사’를 고집하고 있으니, 그 이중성이 놀라울 따름이다.

그것도 무려 60%나 반영하자니 제정신인지 묻고 싶다. 아무리 선거는 승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하나, 무조건 이기고 보자는 식의 이런 태도는 전혀 안철수답지 않다.

그러니 더 이상 ‘꼼수’를 부리지 말고 안철수답게 당당하게 임해주길 바란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세상에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하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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