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바른 ‘중도통합’에 민주-한국 초긴장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8-01-03 12: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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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3일 '통합추진협의체(통추협)' 출범식을 열고서 양당의 통합을 위한 공식 절차에 돌입하자 집권당과 제1야당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양상이다.

두 당은 국민의당내 통합 반대파의 저항이 만만치 않은 상황임에도 1월 말까지 당내에서 통합을 추인받기 위한 전당대회를 거친 뒤 2월 안에는 합당을 마무리 짓기 위한 '창당결의대회(가칭)'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겉으로는 태연한척 하지만 내심 긴장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두 당이 합당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탓이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통합과 관련해 한국당과 민주당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며 "고춧가루를 뿌리려고 심리전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민주당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에 대한 경계수위를 높이고 있다.

아직 당 차원의 본격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개별적으로는 ‘툭툭’ 견제구를 던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전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은 새 대한민국을 원하는데 아직 정치기술적으로 서로 마음에도 맞지 않은 혼사를 얘기한다”며 “국민은 이를 구태정치라고 찍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추 대표는 "나는 그런 야바위 자체에 흥미가 없다"며 두 당의 통합을 ‘야바위’로 폄훼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여론조사 결과 나타나는 합당의 시너지 효과는 ‘컨벤션 효과’나 ‘일시적 거품’ 현상일 뿐”이라며 “여론조사와 달리 실제 통합이 이뤄질 경우 시너지 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그러나 비록 가상의 수치이기는 하지만 통합정당 지지율이 제1야당인 한국당을 앞지르는 결과가 나오자 민주당도 '관망 모드'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합신당이 한국당을 넘어 2등이 되는 순간, 국민들은 이를 ‘야당교체’로 인식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민주당도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앞으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간 통합에 대한 민심의 향배를 주시하면서 대응 수위를 조절해갈 것으로 보인다.

통합신당에 추월당할지도 모르는 한국당의 불안감은 더욱 큰 것 같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한국당의 인터넷 방송 '민경욱의 파워토크'에 출연, 각종 신년 여론조사에서 통합정당의 지지율이 한국당보다 높게 나온 결과에 대해 "민주당 지지자들이 역선택한 여론조사"라고 애써 깎아내렸다.

이어 홍 대표는 “구멍가게 두 개를 합쳐본들 슈퍼마켓이 안 된다”며 "시너지효과도 없을뿐더러 지방선거의 변수가 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통합정당에 대한 기대감 섞인 지지율이 창당 직후 바른정당의 데자뷔 같다”며 "바른정당도 처음 창당했을 때는 한국당보다 지지율이 높아 다들 흥분했지만 결국 나중에는 가라앉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 현안에 대한 표심의 반응도가 높은 서울·수도권 의원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상당한 것 같다.

당장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한국당과 민주당 모두에 한계를 느낀 중도층이 중도개혁을 표방하는 양당의 통합 신당으로 옮겨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두 당의 통합은 집권여당과 제1야당을 긴장하게 만드는 위력적인 변수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그 과정에서 이탈자를 최소화해야만 시너지 효과가 있을 텐데, 그 규모가 커서 분당수준에 이르면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게 문제다.

바른정당에선 김세연·이학재 의원의 추가 탈당설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홍준표 대표가 전날 당 상임고문단 오찬에서 "(김 의원은) 안 받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함에 따라 탈당규모는 그리 크지 없거나 단 한명의 이탈자도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반해 국민의당은 이탈자 규모가 “6~7명에 그칠 것”이라는 견해와 “24~25명에 이를 것”이라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이를 최소화 하는 게 안철수 대표의 역할이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반대파를) 보다 직접적으로 만날 것"이라면서 “(통합파와 반대파 사이에서 중재역할을 하고 있는 손학규 상임고문에게) 이런 문제를 함께 상의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반대파를 최대한 끌어안고 가겠다는 뜻을 피력한 셈이다. 부디 그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중도개혁신당이 확실하게 자리매김 하고, 패권양당을 제대로 견제하는 제3정당으로 우뚝 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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