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에 기회가 왔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8-08-13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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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견고해 보이던 여권의 지지율이 점차 무너져 내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50%대로 뚝 떨어졌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덩달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갤럽과 리얼미터의 8월 2주차 정례 조사결과 양쪽 조사 모두 문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58%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5.2% 포인트 떨어졌고, 갤럽 조사에선 전주보다 2% 포인트 하락했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지지율이 60%선 아래로 내려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짐권당인 민주당의 지지율도 동반하락 했다.

갤럽 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40%로, 작년 5월 대선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특히 눈여겨 볼 대목은 지방선거 이후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줄곧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 지지율은 6월 둘째주 79%를 기록했으나 8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민주당 정당 지지율 역시 6월 2주차 때 56%로 창당 이래 최고치를 찍었지만, 매주 지지율이 빠지며 결국 40%로 밀렸다. 당청의 이같은 지지율 동반 하락은 경제문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 직무수행 부정평가의 이유로 ‘경제ㆍ민생문제 해결 부족’을 꼽은 사람이 4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 10% ▲대북관계·친북성향 8% ▲과거사 들춤·보복정치 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문제는 당장 경제난을 극복할 방안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당청의 지지율은 지금보다도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야당은 여권의 지지율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 효과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20% 벽을 넘지 못한 채 10%대 박스권에 갇혔고, 바른미래당 지지율도 한자릿수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당대회 이후 컨벤션 효과를 기대했던 민주평화당은 여전히 지지율이 1~2% 안팎을 오르내리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야권이 여권으로부터 주도권을 빼앗아 올 절호의 찬스가 다가오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실제 여권은 그동안 실책이 있거나 야권의 강한 공세가 있어도 지지율을 명분 삼아 돌파했지만 이제는 그러한 방식이 먹혀들기 어렵게 됐다.

문제는 과연 야당들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한국당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들어선 이후 별다른 잡음 없이 지지층 회복에 몰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민주평화당은 정동영 신임 대표를 선출해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좀처럼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제 국민들이 기대할 곳은 바른미래당 뿐인 것 같다.

바른미래당이 9.2 정당대회에서 정치역량이 풍부한 당 대표를 선출하고, 그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물리적·화학적 결합을 완료한 후 바른미래당 중심의 정계개편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간다면 바른미래당은 단순히 ‘제3지대’ 정당의 중심이 되는 차원을 넘어 정치권의 태풍의 눈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반대로 ‘도토리 주자’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합종연횡하는 방식으로 ‘대세론 주자’를 집중 공격해 자해를 할 낼 경우, 바른미래당은 정치권에서 존재감을 찾기 어렵게 될 것이다.

9.2 전대에서 당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볼 일이다. 만일 국민의 생각과 일치하는 당 대표를 선출할 경우, 그러니까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와 일치할 경우에 바른미래당은 희망을 품을 수 있지만 민심과 동떨어진 대표를 선출할 경우 바른미래당은 결국 소멸의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제3지대 정당인 바른미래당이 바로 서야만 ‘국회특활비 합의’와 같은 민주당과 한국당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끊어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한국정당 정치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번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전국성인 6858명을 상대로 전화조사원 인터뷰를 시도한 결과 1003명이 응답을 완료, 응답률 15%를 보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이다. 보다 자세한 결과는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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