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도 ‘골드보이’ 대열 합류?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8-08-21 12: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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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요즘 정치권에선 ‘골드보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정동영 이해찬 손학규 등 ‘백전노장’의 정치인들이 당대표 경선과정에서 주목받으면서 ‘올드보이’라는 단어대신 ‘골드보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지난 5일 전당대회에서 경쟁자들을 압도적인 표 차이로 따돌리며 당 대표로 선출됐다.

8.25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선 이해찬 후보가, 9.2 전대를 앞두고 있는 바른미래당에선 손학규 후보가 각각 ‘대세론’을 굳혀가고 있는 상황이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2020년 총선은 이해찬·손학규·정동영 등 산전수전을 다 겪은 백전노장 당대표들의 ‘지략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자 자유한국당 일각에선 ‘홍준표 등장론’과 함께 때 이른 ‘김무성 등장론’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정동영 이해찬 손학규 등 거물급 당 대표들과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공조하면서 2020년 총선에서 한국당의 승리를 이끌어 내려면, 이른바 ‘잔챙이 대표’ 가지고는 어렵기 때문에 여의도에서 잔뼈가 굵은 김 의원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비박계, 특히 복당파 의원들 사이에서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실제 한 비박계 의원은 “차기 전당대회 일정도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김무성 등장론’이 제기되는 이유는 정동영 이해찬 손학규 등 거물급의 다른 당 대표들과 한 테이블에서 머리를 맞대려면 한국당에서도 경륜 있는 인사가 전면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라며 “김 의원이야말로 그들과 맞서 싸울 수 있는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골드보이’ 전성시대에서 김 의원이야말로 한국당이 내놓을 수 있는 ‘최상급 카드’라는 것이다.

그러면, 과연 김 의원은 정동영 이해찬 손학규 등 ‘거물급‘ 정치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골드보이’ 반열에 들어설 수 있을까?

현재 당내 상황으로 볼 때,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도 그의 탈당.복당 전력이 발목을 잡고 있다.

김 의원은 이른바 ‘탄핵정국’에서 탈당해 유승민 의원 등과 함께 바른정당을 창당했다가, 유 의원이 대선에서 대패하자 다시 한국당으로 복당한 전력이 있다. 이에 대해 끝까지 당을 지켜온 한국당 잔류파들은 김 의원을 ‘배신자’로 규정하는 등 여전히 비판적이다.

실제로 20일 경기 과천 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당 소속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김무성 등장론’을 견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20대 총선 참패, 탄핵, 지방선거 대참패의 사건마다 당을 이끌던 리더십이 굉장히 문제였다"고 날을 세웠다. 즉 20대 총선과 지방선거 참패를 이끌었던 당시 지도부 인사에 대해 인적청산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방선거는 홍준표 체제에서 치러졌지만, 20대 총선은 김무성 체제에서 치러졌다. 결과적으로 홍준표 전 대표는 물론 김무성 의원도 인적청산 대상이라는 것이다.

이런 당내 반발을 무릅쓰고 김 의원이 ‘무대’ 전면에 나서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와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동반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제1야당인 한국당 지지율은 여전히 집권여당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게 변수다.

이런 추세가 2020년 총선 때까지 이어질 경우, 한국당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고 의석수가 지금보다 대폭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런 상황이 되면 역시 ‘경륜’이 필요하다는 당내 요구에 따라 ‘김무성 등판론’이 탄력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과연 김무성 의원이 정동영 이해찬 손학규 등 거물급 당 대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골드보이’가 될지, 아니면 한낱 ‘올드 보이’로 남게 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듯싶다.

만일 그가 ‘골드보이’ 반열에 들지 못하고, 그냥 ‘올드보이’로 정치인생의 막을 내리게 된다면, 그건 자신이 주도적으로 창당한 바른정당을 탈당하고 한국당으로 복당한 업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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