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조희연 특채 의혹 1호 사건’ 결정에 논란 가열

여영준 기자 / y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5-16 11: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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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기소권조차 없는 교육감 사건을 왜 ‘1호’로 결정했나 의구심 증폭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드디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1호 사건이 결정됐으나, 하필이면 기소권조차 없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 의혹’ 사건으로 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야 정치권의 반응도 냉담하다.


지난 1월 21일 출범한 공수처는 4월 말 이 사건을 1호 사건으로 결정했다. 5월 12일에는 공수처 검사 배치표도 발표됐는데 1호 사건은 검찰 출신 김성문 부장검사(연수원 29기)가 이끄는 수사 2부가 담당한다. 1호 사건이 알려진 뒤 공수처 출범을 주도한 여당에서는 쓴소리가 이어졌고, 공수처 출범을 반대했던 국민의힘은 “공수처가 조직 자체의 무능과 정치 편향을 스스로 공개한 셈”이라고 논평했다.


16일 현재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공수처 1호 사건의 수사 대상이 되면서 여권과 진보단체 등에서는 공수처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고 공수처가 조희연 교육감을 불기소하는 방향으로 수사 결과를 내놓을 경우 오히려 공수처의 ‘여권 인사 봐주기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자칫 공수처 무용론까지 제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사건을 ‘1호 수사’ 대상으로 선정한 것을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수많은 권력형 비리를 제쳐두고 해직교사 복직이 1호 수사 대상이라는, 많은 국민이 의아해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유감”이라고 썼다.


이 전 대표는 “오랜 기다림 끝에 출범한 공수처의 1호 수사가 뜻밖”이라며 “고위공직자 비리를 성역없이 철저히 수사하기를 바랐던 국민의 기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법령에 근거, 전국 시도교육청이 교육공무원 특채를 실시해 왔다. 국회와 정부는 해직교사 복직 제도개선을 논의해야 마땅하다”며 “공수처는 바로 형사처벌에 들어가기보다는, 논의를 기다려 보는 것이 온당해 보인다”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4월 30일 기준으로 공수처에 접수된 사건의 3분의 2가 판검사 관련 사건”이라며 “정의로운 사회를 갈망하며 공수처 출범을 기다렸던 국민 여망을 기억하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공수처가 1호사건으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사건을 다루기로 한 것과 관련해 “‘자다가 봉창 두드린다’고나 말할 법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직교사 특별채용은 법률(교육공무원법 제12조)에 근거해 이뤄져온 일이다. 만일 채용절차 등에 실정법 위반 소지가 있다면, 경찰이 수사하면 그만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교사·공무원의 정치활동을 보장하는 국제노동기구(ILO)의 핵심협약을 비준한 상황에서, 개선이 필요한 종래의 법령을 가지고 공수처가 가진 큰 칼을 휘두르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유감이다”고 지적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최근 페이스북에 “최근 공수처는 중대범죄도 아니고 보통 사람의 정의감에도 반하는 진보 교육감 해직 교사 채용의 건에 별스럽게 인지 수사를 한다고 눈과 귀를 의심할 말을 했다”며 “공수처의 칼날이 정작 향해야 할 곳은 검사가 검사를 덮은 엄청난 죄, 뭉개기 한 죄를 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교육위원장인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공수처에 접수된 사건 가운데 3분의 2가 판검사 관련 사건인데 설립 취지에 맞는 권력기관 부패 사건을 제쳐두고 해직교사 복직 건을 1호 수사대상으로 올린 것은 교육계를 만만하게 본다는 뜻”이라고 비난했다. 국회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공수처가 1호 사건으로 조 교육감을 선택한 것은 너무 편한 선택”이라며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윤희석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1000건 넘는 사건을 접수 받은 공수처가 굳이 이 사건을 1호 사건으로 낙점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복잡하고 거대한 다른 사건들은 다룰 능력이 없음을 고백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조희연 교육감은 2018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해임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등 해직 교사 5명을 부당하게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이 4월 23일 관련 감사 결과를 발표한 뒤 공수처에 수사 참고자료로 제공했다.


그러나 공수처는 교육감에 대한 수사권은 갖고 있지만, 기소권이 없다. 공수처의 기소권은 검사와 판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에 대해서만 인정된다. 공수처법 제26조는 수사 결과(관계 서류와 증거물)를 지체없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송부해야 하며 사건을 송부받은 검사는 공수처장에게 해당 사건의 공소제기 여부를 신속하게 통보해야 한다고만 정하고 있다. 세부적인 규정이 없어 이후 논란이 야기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수처가 기소의견을 밝혔는데 검찰이 불기소한다면 공수처와 검찰 사이 갈등이 불가피하다. 반대로 공수처가 불기소 의견을 밝혔는데 검찰이 이에 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검찰은 법률상 공수처에는 불기소권이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공수처가 불기소를 결정할 경우 고소·고발인이 이의를 제기할 방법조차 정해져 있지 않다. 또 검찰이 공소 유지를 위해 공수처에 보완수사를 요청할 수 있는지 여부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


이런 까닭에 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직접 기소하지도 못하는 사건, 그것도 세부규정도 정해져 있지 않은 영역의 사건을 1호 사건으로 결정했는지를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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