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들, 조국 지원 文에 “왜 또 나왔냐” 경계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조국혁신당이 4·10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묘한' 관계를 갖게 된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조국혁신당은 이번 선거 이후 조금 더 대중적인 정당으로 잘 성장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라며 사실상 조국혁신당을 응원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조국 대표가 야권의 새로운 대권 주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에 무메가 실리는 분위기다.
실제로 조국 대표에게 '황태자' 별명을 만들어줬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조국 전 대표에 대한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조국 신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주를 이뤘던 지난 2월 "민주당 안에서 함께 정치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주 어려운 상황이라면 신당을 창당하는 불가피성을 이해한다"며 '조국 신당' 창당에 힘을 실었던 것도 문 전 대통령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22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주민자치센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 이런 야당들이 이번 선거에서 많이 승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의 마음을 보태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조국혁신당에 대해선 "이번 선거 이후 대중적인 정당으로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격려했다.
일각에서는 조국 대표가 '신당 창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극복하고, 높은 비례정당 지지율을 보이는 만큼 이번 총선이 끝나면 강력한 대선 주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총선 끝나면 이재명 가고, 조국 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엄 소장은 지난달 27일에도 "이번 총선은 조국 대관식이나 마찬가지"라며 "야권 주자 1위 등극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호남에서는 이미 조국혁신당 1당이나 마찬가지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민주당 계열의 정당이 등장했는데 그것이 바로 조국혁신당"이라며 "총선 이후 본격적으로 야권 재편의 시간이 올 가능성이 있는데 조국 대표가 이미 주도권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은 (민주당이) 다 친명처럼 보이지만 이재명 대표에게 문제가 생기면 친조국이 엄청 많이 생길 것이다. 원래 정치란 그런 것"이라며 "지지율 앞에는 장사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소위 '개딸'이 총선을 앞두고 문 전 대통령의 행보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비난을 퍼붓는 것은 이러한 경계심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문 전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오자 "진짜 민주 당원이라면 저런 행동을 할 수 없다", "그냥 제발 가만히 있어 달라. 이재명 대표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잊히고 싶다고 하더니 왜 또 나왔냐. 조용히 계셔라"는 등의 날 선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원 유세 과정에서 "민주당이 중심이 되겠지만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 등 야권 정당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한 것 역시 이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지역구와 비례대표 정당투표 모두에서 민주당을 뽑아 달라는 '몰빵론'을 띄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몰빵론'을 띄우며 조국혁신당을 견제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조국혁신당의 비례정당 지지율이 30%를 넘는 등 약진하자, 5일 더불어민주연합의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정권의 무모함, 무도함, 무자비함을 막으려면 민주개혁 진보세력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이에 가장 최적화된 정당이 더불어민주연합"이라며 "민주당의 형제정당"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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