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황우여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24일 한동훈 신임 대표에게 윤 대통령에게 다가가기를 권했다.
황 전 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와의 관계 전망에 대해 “저도 걱정”이라며 “벌써 (한 대표)발언 자체가 부딪히는 발언들이 나온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전당대회) 두 달 동안 계속 강조한 게 우리의 목표는 ‘정권 재창출’”이라며 “김영삼 대통령이 노태우 대통령과 연계된 것과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께 넘겨준 두 번의 경험이 있는데 모두 대통령과 후보 간에 아주 긴밀한 합심이 있었고, 당이 강력하게 뒷받침하고 중심에 서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우리가 정권 재창출을 하려면 그러한 경험을 살려야 한다”며 “물론 바른말도 하는 것도 좋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미리미리 의논하고, 미리 하는 한이 있더라도 너무 부딪히는 것은 국민도 불안해한다”고 전했다.
황 전 위원장은 “이제는 한 대표가 평범한 지위도, 한시적 지위도 아닌 당 대표”라며 “한 대표는 대통령께 다가가고 윤 대통령도 (한 대표)손을 잡아주고 서로 허물없이 말씀을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분은 20년 지기 아닌가. 동지애를 잊지 마시고 국민을 위하고 나라를 위해 몸을 던진 분들인 만큼 거기에 초점을 맞춰 허심탄회하게 말씀을 나누면 풀리지 않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모든 일이 국회 내에서 이루어지는데 대표가 원외에 있을 때는 접근이 어렵다. 또 세세하게 의원들 돌아가는 것도 간접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며 “지금은 원내대표와 (원외)당 대표의 호흡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경쟁했던 후보들을 보듬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상당히 난타전이었던 경선 과정에서 후보들 간의 앙금을 털어낼 수 있을 거라고 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쉽지 않다”며 “주먹으로 한 대 때리는 거는 멍이 끝나면 그만인데 말은 가슴에 남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치 기본은 애정으로 한마음 한솥밥 이런 생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후보가 선출됐다. 선거 초반부터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해병대원 특검법과 관련해 제3자가 특검을 고르는 안을 제안하는 등 당정 갈등을 마다하지 않았다.
여기에 김건희 여사가 총선 기간 명품가방 수수 논란에 대해 사과하겠다는 문자를 당시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전했지만 이를 무시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전당대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충돌로 점철됐다.
정치권에서는 한 대표가 선출되면 당이 분열될 것을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대통령실도 전당대회와 관련해 일체 언급을 삼가는 등 극도로 조심하는 분위기였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2년 연속 전당대회에 참석해 "우리 당과 당원 동지 여러분과 저는 지금까지 하나였고, 앞으로도 하나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통령으로서 1호 당원으로 당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히는 등 당정 갈등설에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거대 야당이 민생현안을 무시하고 있다며 여소야대 상황을 이겨내려면 단결된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도 수락 연설에서 윤석열 정부의 한미동맹 복원, 체코원전 수주 등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는 이미 유능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정관계에 대해서는 "건강하고 생산적 당정관계를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갈등의 불시가 완정히 수그러든 것은 아니다.
당장 해병대원 특검만 해도 한동훈 대표는 당내 민주적 토론 과정을 거쳐 발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논란이 된 김건희 여사의 검찰 조사 문제에 대해서도 "더 국민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한다"고 하는 등 대통령실의 입장과는 상반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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