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총선 참패를 겪은 국민의힘에서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대 룰’ 변경 문제를 놓고 수도권과 영남권이 갈등을 빚는 모양새다.
이번 총선 일반 민심의 지표로 여겨지는 수도권(122석)에서 단 19석을 얻는 데 그치면서, “영남 위주 지도부가 수도권 민심을 읽지 못했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첫목회 관계자는 21일 “지난 총선을 계기로 결성된 첫목회는 다음달 2일 열리는 두 번째 회동에서 ‘전당대회 룰 변경’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며 “룰을 바꿔야 한다는 데까지 합의를 했고, 어느 정도 선인지는 5월 회의 때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첫목회는 서울 도봉갑의 김재섭 당선인과 박상수(인천 서갑) 이재영(서울 강동을) 이상규(서울 성북을) 이승환(서울 중랑을) 전상범(서울 강북갑) 한정민(경기 화성을) 서정현(경기 안산을) 박은식(광주 동남을) 후보 등 보수 정당의 험지 후보들이 자생적으로 결성한 모임이다.
당내 소장파 역할을 자처한 첫목회 인사들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전당대회 룰 변경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현행 룰인 ‘당원투표 100%’는 전통적인 지지층인 책임당원의 표심에만 기대야 하는 만큼 중도 외연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서다.
앞서 김재섭 당선인은 당원 비율을 절반으로 낮춘 ‘5대 5’ 룰 개정을 제안했다.
이재영 후보도 지난 19일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중도 확장성에 대해서 우리가 지금부터 당연히 논의해야 한다”며 “(과거에) 7대 3도 있었지만 박근혜 시절에는 5대 5였을 것이다. 충분히 여론을 반영할 수 있는 구조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수지만 일반 여론조사 비중을 70%에서 100%까지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이는 총선 참패를 계기로 영남 중심 지도부를 수도권 위주로 재편해야 한다는 요구와도 맞닿아 있다. 인천 동미추홀을에서 5선에 오른 윤상현 의원은 최근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를 열고 “(총선 참패의) 구조적인 원인은 우리가 영남 중심 당이라는 한계”라며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상황에서 지도부나 대통령에 아무런 쓴소리를 못한다. 공천을 받고도 무수히 날아가는 수도권 현실 갭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최근 SNS를 통해 “당대표는 당원을 대표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당원들만 선거권을 갖는 잔치가 되어야 하는 게 맞는 게 아닌가”라며 현행 유지를 주장했다. 대구시장을 지낸 대구 달서병의 권영진 당선인은 윤 의원의 세미나 발언을 겨냥해 “선거 때만 영남에 와서 표달라고 애걸복걸하고 무슨 문제만 생기면 영남 탓을 한다. 참 경우도 없고 모욕적”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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