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국민의힘이 당원 투표 100%로 당 대표를 뽑는 현행 전당대회 룰 개정 가능성을 열어두기로 했다. ‘민심’이 아닌 ‘당심’을 최대한 반영하는 현행 룰이 국민의힘이 유권자로부터 외면받게 된 한 원인이 됐다는 점을 인정하고 논의 테이블에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홍준표 대구시장은 18일 "당 대표 선거는 당원 100%로 하는 게 맞다"고 했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 대표는 당원을 대표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당원들만 선거권을 갖는 잔치가 되어야 하는 게 맞는 게 아닌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의 여당은 한나라당 시절까지만 해도 당 대표뿐만 아니라 광역단체장 이상 대선 후보도 당원 100%로 선출했었다.
이를 바꾼 건 홍준표 대구시장이었다.
그는 한나라당 혁신위원장 시절인 지난 2006년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룰을 여론조사 30%, 당원 70%로, 광역단체장 이상 대선 후보는 50%대 50%로 바꾸었다.
그러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3·8전당대회를 앞둔 2022년 12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 룰을 기존 당원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로 돼 있는 ‘7 대 3’ 룰에서 당원 100% 룰로 바꿨다.
홍 시장은 "제가 만든 룰이지만 당 대표 선거는 당원 100%로 하는 게 맞을 걸로 보인다"며 "그 룰(당원 100% 선출 방식)은 바꿀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배준영 사무총장 직무대행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룰 개정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당원 투표) 100%가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배 직무대행은 “논의 테이블에는 올려놓을 것”이라며 “논의와 결정은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4·10총선 패배 직후 비주류를 중심으로 ‘전당대회 룰부터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안철수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뽑혔던 전당대회는 민심 50%, 당심 50%였다”며 “꼭 바꾸는 게 필수적”이라고 했다. 윤상현 의원도 “전당대회 룰은 당심 75%, 민심 25%인 더불어민주당 정도는 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여당의 ‘총선 참패’ 이후 연일 ‘거친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만찬을 가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4·10 총선 패배 이후 인적쇄신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두 사람이 만난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홍 시장에게 국무총리 자리를 제안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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