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살인사건' 차철남 계획적 범행

송윤근 기자 / yg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5-05-27 16: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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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10여일전부터 흉기 구입
"3000만원 안갚아 살해" 진술

[시흥=송윤근 기자] 둔기와 흉기로 2명을 살해하고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붙잡힌 중국동포 차철남(56)이 이달 초부터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정황이 드러났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27일 오전 경찰서 회의실에서 이 사건 수사 결과 브리핑을 열어 차철남을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차철남은 지난 17일 오후 4~5시경 중국동포인 50대 A씨 형제를 각각 자신의 시흥시 정왕동 집과 인근에 있는 이들 형제의 집에서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지난 19일 오전 9시34분경 집 근처 편의점의 60대 여성 점주 B씨를, 같은 날 오후 1시21분경 한 체육공원에서 자기 집 건물주인 70대 C씨를 잇달아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도 있다.

차철남은 2012년 재외동포에게 발급되는 F4 비자로 입국한 이후 '형·동생 관계'로 가깝게 지내 온 A씨 형제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도합 3000여만원을 빌려줬는데, 이를 돌려받지 못해 화가 나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차철남은 경찰에서 "A씨 형제는 변제 능력이 있는데도 돈을 계속 갚지 않았다"며 "그동안 이용당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경찰은 CCTV 영상, 금융자료, 통신수사 등을 통해 차철남이 사건 10여일 전인 이달 초부터 흉기를 구입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준비한 정황을 확인했다.

수사 결과 차철남은 술을 먹자고 유인해 A씨 형제 중 형을 먼저 살해한 뒤 이어 동생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차철남은 B씨에 관해 "나를 험담해서", C씨에 관해 "나를 무시해서" 각각 흉기로 찔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19일 오전 9시36분경 "편의점 업주가 흉기에 찔렸다"는 112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1시23분경 "체육공원에서 한 남성이 흉기에 찔렸다"는 112 신고를 추가 접수하고, 두 사건의 용의자를 차철남으로 특정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그 사이 A씨 형제의 시신 2구를 잇달아 발견한 경찰은 수사본부를 편성하고, 시민을 대상으로 안전 안내문자를 발송하는 한편 오후 6시30분경 차철남을 공개수배했다.

경찰은 시흥경찰서를 비롯한 인접서, 형사기동대, 기동순찰대, 기동부대 등 534명의 경찰관을 동원해 공개수배 1시간 만인 오후 7시30분경 차철남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특별 치안 활동을 강화하고, 특히 흉기를 이용한 강력범죄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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